본문 바로가기

산문421

보물을 찾았다, 그 이름 빈 병! 어린 시절 빈 병을 모아 동네 슈퍼에서 과자로 바꾸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빈 병의 가격은 30~40원가량. 서너 개를 모아가면 과자 하나를 사 먹을 수 있는 큰돈이었다. 그 쏠쏠한 재미에 친구들과 빈 병을 찾으러 다닌 적도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레 그만두었다. 과자값은 해마다 올랐지만 빈 병의 가격은 그대로였고, 한 아름의 빈 병으로도 더는 과자 하나 사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미를 잃은 ‘빈용기보증금제도’ 어린 내가 단순히 병의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빈 병 보증금. 사실 1985년 처음 빈용기보증금제도가 도입된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 출하된 소주병, 맥주병을 재사용하면 원가절감을 할 수 있어 기업도 국가도 이를 반겼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환경적인 측면이 더 주.. 2013. 2. 6.
그 아픔에 함께했네 수습(修習). 학업이나 실무 따위를 배워 익힌다는 뜻이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늘 배움과 익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회는 수습기간을 허용한다. 함께사는길 수습기자 3개월.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익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고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그간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겪는 아픔이었다. 잔혹한 첫 출근지난 가을 첫 출근을 하루 앞두고 선배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사무실로 오지 말고 구미 불산사고 취재에 동행하세요.” 그렇게 나는 내 책상 구경도 못해본 채 구미로 내려갔다. 첫 출근이라는 상황과 낯선 선배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과는 반대로 구미를 비롯해 사고가 난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는 내게 친숙한 곳이었다. 모교인 고등학교가 불과 5킬로미.. 2013. 1. 1.
2012 생명평화대행진 날씨가 급작스레 추워졌다. 11월 1일 인천으로 들어선 2012 생명평화대행진단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섭씨 2도의 매서운 바람이었다. 문정현(72세) 신부는 “제주에서는 활동가들이 밤낮 2교대로 공사를 저지중이다. 경찰들은 3교대로 이들을 막고 있다. 지금 현장이 아닌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좌불안석”이라며 오히려 제주에 있는 활동가들을 걱정했다. 강동균(56세) 강정마을회장에게 이번 생명평화대행진은 2008년, 2009년 그리고 지난 2012년 7월에 이은 무려 4번째 행진이다. “지역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목소리는 약하다. 때문에 연대가 중요하다.” 5년 5개월 지난한 싸움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행진을 하며 수많은 아픔을 목격했다. “강원 동막리 골프장 건설현장을 가보니, 지.. 2012. 11. 28.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그들이 왔다. 처음엔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다음엔 사회주의자와 노동운동가를 숙청했다. 나는 둘 다 아니었기 때문에 침묵했다. 다음에는 유대인을 잡아갔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다음엔 그들이 나에게 왔다. 그때는 이미 나를 위해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새롭게 발 담은 사회생활이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많은 것들을 보았다. 때로는 화가 났으며 때로는 서글펐다. 돌이켜 보건대 나는 이런것들로부터 눈을 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행동하는 지성이 되지 못할까 두려웠던 탓이다. 행동에 대한 자신이 없어 지성을 포기했었다. 앎과 실천의 문제를 누구보다 중요시 했기 때문에 더 많은 앎은.. 2012. 11. 6.
어딜가나 경상도 사람들이 많은 이유 통계표명 : 지역별 인구 및 인구밀도[ 단위 : 천명, 명/㎢ ] 2007 2008 2009 2010 2011 인구 인구밀도 인구 인구밀도 인구 인구밀도 인구 인구밀도 인구 인구밀도 계 48,598 487 48,949 490 49,182 492 49,410 494 49,779 497 서울 10,042 16,592 10,081 16,655 10,104 16,694 10,051 16,606 10,026 16,567 부산 3,531 4,612 3,506 4,578 3,488 4,553 3,466 4,517 3,464 4,509 대구 2,479 2,804 2,475 2,800 2,475 2,800 2,472 2,796 2,477 2,803 인천 2,637 2,618 2,682 2,654 2,691 2,620 2.. 2012. 9. 24.
자전거 산책 운동이 필요했다. 환절기 때 마다 편도선에 감기로 고생하는 편인데, 유산소 운동으로 폐기능을 향상시켜야 환절기를 덜 탄다고 한다. 달리기를 해 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너무 힘든데다가 재미도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달리기는 포기, 자전거를 타보기로 했다. 우리집 자전거는 비록 기어도 없고 앞에는 바구니가 달려있지만, 동네길에선 타기엔 충분했다. 게다가 경품으로 받은 것이니 마음은 더 가벼우리라. 그런데 막상 페달을 밟기 시작하니 도무지 어느 정도를 달려야 하는지 감이 안왔다. 큰 도로인 아스팔트 길은 안전상의 이유로 나가고 싶지 않았기에 루트의 제한이 있었다. 일단 가장 긴 직선 길인 하천 제방길을 달렸다. 비포장이라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았던 서쪽 제방이 몇달 전 포장되어 자전거로 달리기 좋아진 덕분이다. .. 2012. 9. 22.
동부콩을 심다 내 방 서랍을 정리하던 중 한줌의 콩이 든 주머니를 발견했다. 지난 초여름 커피콩을 싹 틔우려다 실패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커피콩이 든 주머니를 잃어버렸는데 나는 이 주머니가 그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부모님께 여쭤보니 이건 커피가 아니라 동부콩이라는 식물이었다. 작년 집 뒤에 동부콩을 조금 키웠었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겨우 수확한 것이 한줌이었던 것이다. 6개를 싹틔워 화분 세 개에 두 개씩 나눠 심었다. 겨울동안 실내에서 녹색 식물들을 키워 볼 요량으로 싹을 틔워 본 것인데, 예상 외로 무럭무럭 자라 화분에 옮겨심지 않을 수 없었다. 동부는 콩의 일종이므로 줄기가 쭉쭉 뻗어 올라갈 것이다. 내 방이 온통 콩덩쿨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적당히 키워야 겠다. 옛날에는 동부콩을 밥에도.. 2012. 9. 21.
성의식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를 따르는가? 그 이중성에 대해 '호주 갔다 온 여자, 필리핀 갔다온 남자와는 결혼 안한다'는 세간의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는 성(性)과 관련된 이야기로, 필리핀으로 여행가는 많은 한국 남성들이 성매매를 경험한다는 사실과 호주에 다녀 온 많은 여성이 남성과 장기간 동거를 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 말로 해석된다. 특히 호주의 경우 내가 저 우스갯소리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아 많은 '전문'여성들이 성매매를 위해 호주로 떠난다는 기사가 보도 되었다. 때문에 이제는 다른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할수도 있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동거'에 있다. 나는 둘 중 호주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필리핀에 대해서는 비록 들은 바는 있으나 현지에서 본 것은 아니기에 일단 뒤로 한 채. 1995년 7월 호주와 워킹홀리데이 비자 협정을 한 이래 수많은 국내 청년들이.. 2012. 9. 14.
무연휘발유와 클레어 패터슨 Clair Patterson 당신은 무연휘발유의 '무연'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어릴적 나는 무연휘발유는 연기가 나지 않는(無煙) 휘발유로 생각했었다. 실제 집에서 사용하던 고물 디젤엔진트럭은 연기가 풀풀 나는 것에 비해, 무연휘발유를 연소하는 세단 승용차들은 연기가 거의 나지 않았으며 엔진 소리도 조용했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무연은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뜻의 무연(無煙)이 아니라 납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무연(無鉛)이란 의미였다. 그렇다면 유연(有鉛)휘발유도 있을터인데, 과연 납의 함유에 따른 차이는 무엇일까? 1923년 2월 1일부터 판매된 유연휘발유의 대표적인 상품이 TEL(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한 에틸사(社)의 유연휘발유였다. 납을 첨가함에 따라 옥탄가를 높임으로써 경제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작품이었.. 2012.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