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419 서른일까? 친구들이 서른이 되었다. 나는 아직 아니다. 1 ,2월에 태어난 사람은 나이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 굳이 몇살이냐 묻는다면 나는, 29.5세랄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건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스무 살이 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의 반열에 올라서고, 마흔이 되면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며, 오십이 되면 이제 나도 늙었구나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서른도 어렸을 적바라보았을 때는 꽤나 의미 있는 나이였다. 그런데 막상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정말 보잘것 없다. 옛날처럼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는 적령기가 아니기 때문이라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뉴스에서도 종종 떠들듯 대학생활이 길어지고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청년들이 독립을 빨리 .. 2014. 1. 19. 일기장이 없다 블로그로 옮겨오기 전부터 치자면 7년 가까이 쓰던 잡설(혹은 쓰레기통) 코너인데, 문득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하소연할 곳이 없음을 깨달았다. 아니다. 생각해 보니 이전부터 깨닫고는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소화하기 힘든 개인적인 배설물들을 처리하기 위해 몇 개인가의 블로그를 새로 개설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관리상의 어려움만 깨닫고 다시 지금의 블로그로 돌아오곤 했다. 왜 쓰지 못했을까? 사적인 블로그임에도 사적이게 느껴지지 않은 탓이 컸다. 그래서야 이도저도 아니지 않는가? 이제 사적으로도 좀 써봐야지!! 새해라는 건 이게 좋다. 무언가를 공식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주위에서도 응원해주고 말이다. 어쨋든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그래서 나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만들어 넣.. 2014. 1. 11.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 집을 묻다 일전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아파트를 샀단다. 배가 아프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닌 게 ‘억’ 소리가 몇 번이나 난다. 자세히 보니 녀석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단다. 다큐영화 하나가 오버랩 된다. 2013년 10월 EBS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작은 집에 산다는 것』. 영화 속 청년은 큰 집을 샀던 부모님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묻는다.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불행이 되어버린 집 우리는 늘 더 넓은 집을 꿈꿔왔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2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주거면적은 78.1제곱미터로 6년 전인 2006년 67.3제곱미터보다 10.8제곱미터(3.2평)가량 넓어진 .. 2013. 12. 29. 방사능 시대 급식 안전,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치 이내라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후쿠시마 농산물을 1년간 직접 먹었던 일본의 한 아이돌 가수가 방사능 내부 피폭이 된 것으로 최근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나타난 방사능 피폭의 80~90퍼센트도 음식물을 통한 피폭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정부의 현행 방사능 식품 안전 대처는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방사능 노출에 더욱 치명적이기에, 선택권도 없는 아이들 단체 급식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일본 8개 현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그 외 지역의 수산물이나 가공식품에 대한.. 2013. 11. 18. 광우병 쇠고기 논란 5년 “최선은 다하셨나요?” 광우병 촛불 시위가 있은 지도 어느덧 5년이다. 그동안 논란과 재평가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잠잠해진 상태다. 위험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느니 혹은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고작 40억분의 1이니 하는 주장들은 제쳐놓고, 단 하나의 인터뷰에 주목해 보자. 일본의 의과대학 신경생리학 교수가 국내 시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미국은 식중독으로 연간 수백 명이 죽는데, 그것에 비하면 광우병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 미국의 논리다. 일본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한 명이라도 싫다.” 재수 없는 한 명이 걸릴지 모르는 확률일지언정 굳이 감수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과연 어느 편이었나? 호주산이나 국산으로 둔갑하는 미국산 2008년 촛불 시위가 거세지고 국민들의 불안이 수그러들.. 2013. 11. 16. 서울 한복판 죽음의 땅, 어찌할 것인가? 2016년 반환을 앞둔 서울 용산 미군기지는 1998년 기지 내 초등학교 인근 기름유출 이래 오염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밝혀진 것만 해도 십수 건에 달한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환경부에 통보한 것은 불과 단 한 건으로, 2002년 5월 발생한 캠프 코이너 기름 유출 사건뿐이다. 미군은 토양오염으로 90년대부터 지하수를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알리지 않아 담 너머 인근 주민들이 최근까지도 지하수를 마셨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15년 가까이나 이어져 온 용산 미군기지 오염문제가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무엇일까?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이 낳은 갖가지 문제부터 우리 정부의 곤혹스런 대처까지, 우리 땅 곳곳을 죽음으로 내모는 문제점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하나, 내부 오염 조사조차 불가.. 2013. 10. 6. 케이블카로 물든 나의 첫 설악산국립공원 지금이야 수학여행을 비행기 타고 외국도 간다지만, 사실 우리나라 수학여행의 메카는 단연 경주와 설악산이다. 경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의 보고라 할 수 있겠고 설악산은 동해가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과 암석지대를 보유한 으뜸 국립공원이니 이 둘은 그간 별 이견 없이 수학여행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가 되어왔다. 그런데 정작 나는 한 번도 설악산을 가본 적이 없다. 경주는 고향과 가까워 십수 번을 갔지만, 설악산은 멀기도 할뿐더러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그 사이 설악산에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바로 케이블카 문제다. 이미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설악케이블카’가 40년 넘게 수많은 논란 속에 운행중이다. 그런데도 설악산 자락에 있는 지자체 한 곳이 케이블카를 하나 더 짓겠다고 나섰다. 양양군 서면 오색리를 하부정류장으.. 2013. 10. 1. 오토마타, 내가 만드는 상상력 넘치는 장난감 올해 초 환경부는 시중에 판매중인 어린이용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함유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관련법 기준이 적용되는 3359개 제품 중 211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 함량 등이 국내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적 관리가 되지 않는 훌라후프 등의 제품에서는 검출빈도가 더욱 높았으며 특히 중국산 인형 제품은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41.03퍼센트나 검출되어 함량기준(0.1퍼센트)의 약 410배 이상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장난감이 각종 유해물질과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 나무와 종이 등을 주재료로 하는 색다른 장난감 오토마타(Automata)가 있다. ‘스스로 동작하다’라는 뜻의 고대 라틴어에 어원을 둔 오토마타는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일컫는 용.. 2013. 10. 1. 바나나 멸종위기 : 바나나는 불안하다 어릴 적 시골에 살았던 내게 바나나는 명절음식의 하나였다. 일 년에 두어 번 설이나 추석을 맞아 도시의 친지네를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는 실로 귀한 과일이었다. 친척 어르신들은 내가 시골집으로 돌아갈 때 으레 바나나를 몇 개씩 싸주시곤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도시에 사는 이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1990년대 초반 바나나 가격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20여 년 전인데 가격은 두 배라니! 당시의 화폐가치를 생각하면 바나나의 위상은 더욱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이제 저렴한 가격에 한결같이 달콤한 바나나를 대형마트는 물론 동네 편의점에서도 쉽게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바나나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여러 가지 불편한 사실이 숨어.. 2013. 9. 2.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