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584 어느 부자와 어부의 대화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호주에서 머무를 적 여유롭게 낚시했던 오후녘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 부자와 어부의 대화이다. 도시에서 온 부자가 해변을 거닐다 자기 배 옆에 드러누워 빈둥빈둥 놀고 있는 어부를 보고 어처구니 없어하며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여보쇼 ! 이 금쪽같은 시간에 왜 고기잡일 안가시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놨습니다. 시간이 날때 더 잔뜩 잡아놓으면 좋찮소 그래서 뭘 하게요 ? 돈을 더 벌어 큰 배 사고, 더 넓은 바다로 가 더 많이 잡고. 그러면 돈을 더 벌어서 그물을 사고..... 그러다 보면 나처럼 부자가 되지 않겠소? 그러고는 뭘 합니까 아, 그렇게 되면 편안하고 한가롭게 삶을 즐길 수 있잖소. 부자의 말에 어부가 대답했다. . . . .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2011. 7. 9. 흐르는 강물처럼 문수 스님은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백양사를 보고 발심해 절에 찾아가 행자 생활을 했다. 출가는 해인사에서 했고 승가대학에서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문무관 생활을 하며 세속과 거리를 두었다. 여동생이 찾아와도 만나주지 않을 정도였다. 그를 보좌한 견월스님도 문무 스님의 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수 스님은 견월 스님을 만나면 이런 말을 되풀이했다. "스님, 나를 찾는 전화가 오면 나 떠났다 하시고, 누구든지 나를 찾아오면 나 떠났다 하세요. 난 어느 누구도 안 만날 겁니다." 견월스님은 3년 동안 그와 대화를 나눈 시간이 통틀어야 두 시간 정도라고 했다. 그를 만나는 때는 하루 한 번 공양을 할 때다. 대화라야 절 마당에서 잠시 주고받는 한두 마디가 전부다. 나머지 시간은 .. 2011. 7. 2. 가난한 사랑의 노래 가난한 사랑의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매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에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던 내등뒤에 터지던 네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 - - - - - - - - "돈이 없어도.. 2011. 7. 2. 인용인가 권위에의 호소인가 우리는 수 많은 글들을 쓰며 잘 알지도 못하는 유명인의 이론을 끌어다 쓰곤 한다. 대저 이는 인용인가 아니면 단순 권위에의 호소인가. 제대로 이해하고 쓴다면 인용이지만 그렇지 않다면(많은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다) 그저 권위에의 호소일 뿐이다. 게다가 현학적이기만 한 글들 혹은 한줄로 요약될 수 있으나 한페이지를 훌쩍 넘겨 버리는 글들이 난무한다. 일전에 한 책에서 저자가 인문학자들이 그들의 논문에 끌어다 쓴 과학적 이론이나 지식들이 사실은 오류투성이라는 것을 조목조목 밝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발표 논문이 실은 오류 투성이였던 것이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당시 꽤나 충격적이었으며 특히 다빈치 이래 인문학과 과학 사이의 골이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통감할 수 있었다. 인문학. .. 2011. 6. 17. 이너뷰 프로젝트 (InnerView Project) 호주 여행의 동반자였던 ㅈㅂ형이 그려준 나의 모습. 2009. 우리 모두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환경을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환경이라 함은 사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주위의 물질세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주위의 사람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물리적 환경과 인적 환경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환경이라는 말이다. 이런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이유로, 이제부터 사람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나는 그들을 직접 만날 것이고 또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형식은 없다. 실패도 없다. 단지 즐거운 담소만이 있을 뿐이다. 구태여 낯간지럽지만 말하자면, 70억 명의 인구가 있다면 70억 개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 이너뷰 프로젝트를 가치있게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모험이자 탐사다. 그리고 발견이다. .. 2011. 6. 13. 반값 등록금. 포퓰리즘 이라고? 6월 10일. 학생들과 선배세대 그리고 학부모 세대가 촛불을 밝히며 '반값 등록금' 이행을 외치고 있다. 6월 10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 '문화제'가 저녁 7시에 예정 된 가운데 몇 보수단체는 이날 낮 반값 등록금 시위를 비판하며 국가의 제정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을 벗어나라고 외쳤다. 즉, 정치적 이익 문제가 개입되었음을 말하며 대학생들이 이런 선심성 공략을 깨닫고 눈을 떠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웃기는 구석이 있다. 바로 이 반값 등록금 공략은 여권이 지난 대선에서 내세웠던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이 공략을 이용해 놓고는 이제 와서 야권의 정치 포퓰리즘에서 벗어나라고 하는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또 그런 공략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은 또 무슨 국민을 우롱하는 짓인가(물론.. 2011. 6. 11. 포스트모던적 인간 종종 들리는 커뮤니티에서 얼마전 근친혼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는 한 네티즌이 '사촌여동생과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글을 올리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근친혼에 대해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면 근친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생학적으로 볼때 유전질환의 가능성 때문인데 이것이 6촌의 경우는 애매하더라도 7촌 8촌에 이르면 초산인 40대 임신부의 아이에서 발병할 가능성보다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행법에서 8촌까지 혼인을 금지하는 것(민법 809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네티즌은 다시 묻는다. 그런 이유에서라면 성관계를 가지지만 않는다면 사촌간의 사랑도 아무 문제가 없는것 아니냐고. 실제로 많은 네티즌들이 위의 사촌동생과 사.. 2011. 5. 26. 자살을 권유하는 사회 최근 한 스포츠 선수와 여 아나운서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인터넷이 뜨겁다. 여 아나운서가 자살하기 전까지 그녀를 비난하고 또 가십거리로 여기던 네티즌들은 그녀가 죽고나자 애도를 표하며 이번에는 스포츠 선수에게 그 비난의 화살을 맹목적으로 쏘아대고 있다. 이 선수마저 자살해야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맹목적이고 책임전가적인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관 둘 것인가?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기대하기 힘든 것인가? 2011. 5. 26. 설득 하는 사랑, 설득 당하는 사랑 어제 있었던 일이다. 지인들과 저녁으로 고기를 먹는데 테이블 옆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 밖으로 재미있는 풍경이 벌어졌다. 한 커플이 맞은편 건물 앞에서 몇분동안 부둥켜 안고 꼼지락 거리고 있는 것이다. 보아하니 둘다 취한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하필 그 맞은편 건물이 모텔이었다. 수많은 건물 구석 중 하필 저 건물 앞에서라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싶었다. 어쨋든 남자가 여자에게 뭐라 계속 말을 하는 듯했다. 그리고 수 분이 흐른 뒤 갑자기 이 두 남녀가 모텔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오오!" 하고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금새 여자가 뛰다싶이 하며 밖으로 나왔고 남자도 뒤따라 나왔다. 다시 건물 앞. 남자는 계속 뭐라 여자에게 말했지만 결국 이 둘은 골목길로 사라졌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섯은 이 .. 2011. 5. 12.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