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쳐상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그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을 두어번 다녀 왔고 박노해 사진전, 점핑 위드 러브 등의 사진전을 관람했었다. 그 외에도 소소한 사진전이 더 있었겠지만 당장 기억이 나는, 비교적 최근 다녀온 것들은 대략 그렇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은 아름답다. 하지만 티켓 가격과 작품수에 비해 관객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부족하고 풍경이나 동물들도 경이롭지만 반복될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디선가 봄 직한 즉, 우리가 흔히 접하기 쉬운 사진들이다.
박노해 사진전에는 이야기가 있고 인간의 삶이 담겨 있다. 그러나 사건 중심이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어서인지 다소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를 보는듯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다. 사진 자체가 매우 훌륭한 것도 아니다.
점핑 위드 러브의 경우 색달랐다. 사진작가 필립 힐스만은 정치인부터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점프샷'을 앵글에 담아왔다. 그는 모든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의식적이기 마련이며, 본인의 모습이 아닌 보여주고픈 모습을 연출하기위해 애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프하는 순간만큼은 자신의 지위나 근심 등을 내려놓고 본인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색다르고 또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았다. 때론 즐겁고 때론 슬프기까지 하다. 아쉬운 점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경우 다소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부분이 있다.
퓰리쳐상 사진전은 처음이다. 인터넷으로 몇 번인가 퓰리쳐상 수상 사진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연도별로, 많은 양을 관람하긴 처음이다. 보도사진이기에 당연히 사진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대형 사건이나 사고중심이고 또 대부분 세계적인 사건(혹은 다분히 미국적인)을 중심소재로 삼고 있기에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있어 공감대 형성에도 부족함이 없다. 한 번쯤 볼만한 전시인 셈이다.
다만 이 사진전의 경우도 작품수가 너무 많아 관람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로인해 피로감이 매우 크다. 감안하고 체력을 비축해서 들어가길 바란다.
9월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주말 점심시간 이후에는 사람이 몰리니 오전 개장에 맞춰 가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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