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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기고78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 후쿠시마 핵사고 2주기를 기념하는 추모와 우정의 탈핵축제가 3월 9일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섭씨 23도의 때 이른 봄 날씨가 1500여 명 시민 참가자들의 탈핵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며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이날의 행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고리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부산, 월성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경주 등 주요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참가한 모든 시민들이 바라는 건 단 하나. 핵 없는 안전한 사회,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함께하는 사회다. 올해로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두 번째 봄바람이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 고향에 부는 바람은 여전히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밀양의 바람, .. 2013. 4. 3.
뱃살 보고서 :: 당신의 배는 안녕하십니까? 배가 불러왔으나 임신은 아니었다. 나는 남자니까. 결국, 인근 보건소에 들러 체지방 검사를 했다. 결과는 복부비만에 하체 허약. 직장 선배들은 결과를 보며 놀려댔고 나는 그들에게 믿기 힘든 진실을 외쳤다. “원래는 이러지 않았다고요!” 직장생활 불과 100여 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난날을 되짚다 주위를 둘러보니 불러오는 배는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놀려대던 선배들도 “나도 한 번 검사해볼까?”라며 웃음 뒤에 숨겨진 고민을 내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결코 길지 않은 서너 달의 시간 동안 대체 내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날을 떠올려보았다. 몸의 변화에는 분명 생활의 변화가 선행되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고향에서 상경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먼저 활동량이.. 2013. 2. 28.
폐암 원인 2위 라돈, 당신의 집이 위험하다 최근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관련법의 개정 및 제정이 따랐다. 이제 공원, 학교, 버스정류장 내 금연은 당연하고 150제곱미터 이상 대규모 음식점까지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에 이어 폐암을 일으키는 두 번째 주요 원인인 라돈(Radon)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고 있을까? 침묵의 살인자 라돈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 중 의료행위에서 노출되는 부분을 빼면 85퍼센트는 자연방사선에 의한 것인데, 이 자연방사선의 절반이 라돈에 의한 노출이다.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무색·무미·무취의 기체로 사실 지구 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문제는 농도가 짙어진 실내의 라돈.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퍼센트가 .. 2013. 2. 28.
보물을 찾았다, 그 이름 빈 병! 어린 시절 빈 병을 모아 동네 슈퍼에서 과자로 바꾸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빈 병의 가격은 30~40원가량. 서너 개를 모아가면 과자 하나를 사 먹을 수 있는 큰돈이었다. 그 쏠쏠한 재미에 친구들과 빈 병을 찾으러 다닌 적도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레 그만두었다. 과자값은 해마다 올랐지만 빈 병의 가격은 그대로였고, 한 아름의 빈 병으로도 더는 과자 하나 사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미를 잃은 ‘빈용기보증금제도’ 어린 내가 단순히 병의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빈 병 보증금. 사실 1985년 처음 빈용기보증금제도가 도입된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 출하된 소주병, 맥주병을 재사용하면 원가절감을 할 수 있어 기업도 국가도 이를 반겼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환경적인 측면이 더 주.. 2013. 2. 6.
그 아픔에 함께했네 수습(修習). 학업이나 실무 따위를 배워 익힌다는 뜻이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늘 배움과 익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회는 수습기간을 허용한다. 함께사는길 수습기자 3개월.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익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고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그간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겪는 아픔이었다. 잔혹한 첫 출근지난 가을 첫 출근을 하루 앞두고 선배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사무실로 오지 말고 구미 불산사고 취재에 동행하세요.” 그렇게 나는 내 책상 구경도 못해본 채 구미로 내려갔다. 첫 출근이라는 상황과 낯선 선배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과는 반대로 구미를 비롯해 사고가 난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는 내게 친숙한 곳이었다. 모교인 고등학교가 불과 5킬로미.. 2013. 1. 1.
2012 생명평화대행진 날씨가 급작스레 추워졌다. 11월 1일 인천으로 들어선 2012 생명평화대행진단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섭씨 2도의 매서운 바람이었다. 문정현(72세) 신부는 “제주에서는 활동가들이 밤낮 2교대로 공사를 저지중이다. 경찰들은 3교대로 이들을 막고 있다. 지금 현장이 아닌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좌불안석”이라며 오히려 제주에 있는 활동가들을 걱정했다. 강동균(56세) 강정마을회장에게 이번 생명평화대행진은 2008년, 2009년 그리고 지난 2012년 7월에 이은 무려 4번째 행진이다. “지역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목소리는 약하다. 때문에 연대가 중요하다.” 5년 5개월 지난한 싸움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행진을 하며 수많은 아픔을 목격했다. “강원 동막리 골프장 건설현장을 가보니, 지.. 2012.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