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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기고78

“해양투기 중단” 약속 깬 기업들 2014년은 결국 해양투기 오명의 해로 남게 됐다. 정부는 애당초 예정되어있던 2014년 해양투기 전면금지를 포기하고, 기업들이 올해도 계속 바다에 폐기물을 버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런던협약·의정서 가입국 중 우리나라가 산업폐기물을 바다에 버려 오염시키는 유일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야 한다”던 정부가 결국 자처해서 불명예를 떠안은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올해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폐기물을 내다버리는 국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기만이 도를 넘었다. 해양투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대국민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국민 기만한 기업들 지난해 환경연합 바다위원회는 정부가 2014년 해양투기 전면중단 유예 움직임을 보이자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각종 활동과 함.. 2014. 3. 4.
낭비하는 물, 이제 기부하실래요? 워터팜의 제안! 전 세계를 통틀어 사람이 죽는 이유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각종 암도 아니고, 잔혹한 살상이 벌어지는 전쟁도 아니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가는 그것, 바로 오염된 물이다. 그런데 아직도 10억 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 그중 5세 미만 어린이가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많은 국제 구호단체들이 생겼고, 그간 세계 각지에서 우물을 파 왔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색다른 우물을 파려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로 지구 반대편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려는 소셜벤처 워터팜(Water Farm)의 대표 박찬웅 씨(31세)다. 그의 콘셉트는 단순하며 명쾌하다.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물을.. 2014. 3. 4.
아이 간식 책임지는 엄마들이 떴다! “엄마, 집에 밥 있어? 밥 먹고 가야돼?” 해가 일찍 저문 어느 겨울날 저녁,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 있는 한 카페로 중학생 남자아이가 들어온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집에 밥이 없었는지 아니면 엄마가 바쁜 탓인지 아이는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다. 돈은 내지 않았다. 대신 점원이 내민 장부에 무언가를 끄적인다. 외상이라도 하는 걸까? 게다가 대개 부모란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집밥을 먹길 원하는데 전화기 너머 어머니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색적인 풍경의 이곳, 마을기업으로 설립된 친환경 간식 카페 ‘바오밥나무’다. 엄마의 마음에서 탄생 바오밥나무는 아이들에게 조미료와 첨가물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엄마들이 직접 만든 카페다. 음료도 팔지만 무엇보다 .. 2014. 2. 5.
자동차가 길을 지배한다! 길 위의 민주주의 몇 년 전 어느 외국에서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차가 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려 했다. 그런데 가까이 달려오던 자동차가 먼저 멈춰서는 게 아닌가?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에 뛰다시피 길을 건넜다. 차가 사람을 기다려 주다니! 감히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간 언제나 ‘차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다. 이후 귀국을 하자 나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길을 못 찾거나 방향을 분간 못 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길을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 길 자체를 잃었을 때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 길을 지배하는 자동차 “차 조심해야지!” 부모라면 누구나 길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다.. 2014. 2. 4.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 집을 묻다 일전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아파트를 샀단다. 배가 아프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닌 게 ‘억’ 소리가 몇 번이나 난다. 자세히 보니 녀석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단다. 다큐영화 하나가 오버랩 된다. 2013년 10월 EBS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작은 집에 산다는 것』. 영화 속 청년은 큰 집을 샀던 부모님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묻는다.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불행이 되어버린 집 우리는 늘 더 넓은 집을 꿈꿔왔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2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주거면적은 78.1제곱미터로 6년 전인 2006년 67.3제곱미터보다 10.8제곱미터(3.2평)가량 넓어진 .. 2013. 12. 29.
방사능 시대 급식 안전, 더 늦기 전에 서둘러야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치 이내라 안전하다고 홍보하며 후쿠시마 농산물을 1년간 직접 먹었던 일본의 한 아이돌 가수가 방사능 내부 피폭이 된 것으로 최근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나타난 방사능 피폭의 80~90퍼센트도 음식물을 통한 피폭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정부의 현행 방사능 식품 안전 대처는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방사능 노출에 더욱 치명적이기에, 선택권도 없는 아이들 단체 급식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일본 8개 현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그 외 지역의 수산물이나 가공식품에 대한.. 2013. 11. 18.
광우병 쇠고기 논란 5년 “최선은 다하셨나요?” 광우병 촛불 시위가 있은 지도 어느덧 5년이다. 그동안 논란과 재평가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잠잠해진 상태다. 위험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느니 혹은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고작 40억분의 1이니 하는 주장들은 제쳐놓고, 단 하나의 인터뷰에 주목해 보자. 일본의 의과대학 신경생리학 교수가 국내 시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미국은 식중독으로 연간 수백 명이 죽는데, 그것에 비하면 광우병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 미국의 논리다. 일본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한 명이라도 싫다.” 재수 없는 한 명이 걸릴지 모르는 확률일지언정 굳이 감수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과연 어느 편이었나? 호주산이나 국산으로 둔갑하는 미국산 2008년 촛불 시위가 거세지고 국민들의 불안이 수그러들.. 2013. 11. 16.
서울 한복판 죽음의 땅, 어찌할 것인가? 2016년 반환을 앞둔 서울 용산 미군기지는 1998년 기지 내 초등학교 인근 기름유출 이래 오염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밝혀진 것만 해도 십수 건에 달한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환경부에 통보한 것은 불과 단 한 건으로, 2002년 5월 발생한 캠프 코이너 기름 유출 사건뿐이다. 미군은 토양오염으로 90년대부터 지하수를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알리지 않아 담 너머 인근 주민들이 최근까지도 지하수를 마셨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15년 가까이나 이어져 온 용산 미군기지 오염문제가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무엇일까?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이 낳은 갖가지 문제부터 우리 정부의 곤혹스런 대처까지, 우리 땅 곳곳을 죽음으로 내모는 문제점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하나, 내부 오염 조사조차 불가.. 2013. 10. 6.
케이블카로 물든 나의 첫 설악산국립공원 지금이야 수학여행을 비행기 타고 외국도 간다지만, 사실 우리나라 수학여행의 메카는 단연 경주와 설악산이다. 경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의 보고라 할 수 있겠고 설악산은 동해가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과 암석지대를 보유한 으뜸 국립공원이니 이 둘은 그간 별 이견 없이 수학여행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가 되어왔다. 그런데 정작 나는 한 번도 설악산을 가본 적이 없다. 경주는 고향과 가까워 십수 번을 갔지만, 설악산은 멀기도 할뿐더러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그 사이 설악산에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바로 케이블카 문제다. 이미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설악케이블카’가 40년 넘게 수많은 논란 속에 운행중이다. 그런데도 설악산 자락에 있는 지자체 한 곳이 케이블카를 하나 더 짓겠다고 나섰다. 양양군 서면 오색리를 하부정류장으.. 2013.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