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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잡설73

무상급식 반대, 오히려 부자 돕는 꼴 경남 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으로 시작된 논쟁이 아직도 뜨겁기만 합니다. ‘왜 부자에게도 공짜 밥을 줘야 하느냐’는 주장부터 ‘급식도 교육에 포함되므로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맞다’는 사람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약간은 갸우뚱한 면도 있습니다. 이준구 교수의 말마따나 우리의 상식으로는 “진보적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잣집 자제에게도 공짜점심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언가 이상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말하면, 부자감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부자에게 제공하는 무상급식-부자급식이란 표현까지 써가며-을 반대하는 건 이중적인 태도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세금은 깎아주라면서 무상급식은 제공하지 말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이 교수는 이런 반대.. 2015. 4. 8.
영화 <위플래쉬>의 씁쓸함 간만에 영화를 봤다. 화제의 영화 (Whiplash)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 속에서 이 영화는 "올해의 영화가 벌써 나왔다."라고 평가할 만큼 수많은 호평과 함께 관객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과연 '올해의 영화'라 칭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영화는 압도적이었고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줬다. 영화는 관객과 호흡하는 내내 무겁다. 학대(?)에 가까운 장면이 뿜어내는 인간의 광기와 이로 인해 탄생하는 각종 사고들이 빚은 어두운 우리 사회의 단면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무거운 영화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그럼에도 이 영화를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부분이자 내게 씁쓸함과 더불어 찝찝함을 남겨준 문제의 부분은 엔딩이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며 남는 이 불편한 여.. 2015. 3. 30.
시공간이 휘어진다? : (일반)상대성이론 - 미치오 카쿠 발췌 및 일부 수정 만유인력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뉴턴은 시간과 공간을 "운동법칙에 따라 우주의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방대한 무대"라고 생각했다. 시공간이 왜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절대적이며 모든 사건을 조용히 바라보는 소극적 무대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은 소극적인 구경꾼이 아니라 자연현상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자연을 만들어가는 주체라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에서 시간과 공간은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휘어지거나 구부러질 수 있었다. 침대 위에서 매트리스를 누르고 있는 볼링공처럼 시간과 공간은 물체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는 양이었다. 시공간이 휘어진다니? 대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일까? 이해를 돕기 위해 앞서 말한 매트리스 위의 볼링공을 .. 2015. 2. 17.
외계 생명체에 보낸 '아레시보 메시지' 1.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1974년 11월 16일 대서양의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천문대는 세계 최대인 지름 305m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송신능력 향상을 기념하며 우주에 있을지도 모를 외계인을 향한 지구인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는 0.5MW 출력의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대역폭 10Hz를 갖는 주파수 2388MHz (파장 12.6cm)의 마이크로파로 송출되었다. 신호는 망원경의 305m 안테나에 의해 집중되어 헤라클레스자리의 구상성단 M13을 향해서 유효 출력 2×10 12W로 방출되었는데, 이것은 같은 주파수에서 태양보다도 밝은 것이었다. M13성단은 지구로부터 약 2만2800광년 떨어져 있으므로 만약 그 신호가 그 성단 안의 약 30만 개 정도의 별에 도달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를 고등 생.. 2015. 2. 10.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김성구, '과학 사상 17호' 에서 1. 시작하는 말 현대 물리학의 기반이 되는 양자 역학은, 소립자의 세계에서부터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연 현상을 원리적으로나 정량적으로 고도의 정밀성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뜻에서 완성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실체에 대응하는 물리량을 정확히 예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인슈타인은 양자 역학이 불완전한 이론이라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은 고전적 개념으로 물리 현상을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했으나, 양자 역학은 물리적 실체를 나타내는 물리량에 대해 그 이론적 체계 내에서 완벽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완전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과 같은 학자마저 양자 역학을 완전한 이론 체계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2015. 2. 9.
나무를 심자 나무를 찍다가 -리진- 그는 난생 처음 한 아름 거의 되는 나무를 찍어 눕혔는데 그 줄기 가로타고 땀을 들이며 별 궁리없이 송진 냄새 끈끈한 그루터기의 해돌이를 세었더니 쓰러진 가문비와 그는 공교롭게도 동갑이었다 한 나이였다 누가 심었을까 이 나무는? 혹은 저절로 자랐을까? 자라오며 이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하였을까? 얼마나 더 자랐을까 이 나무는? … 꼬리 물고 떠오른 궁리궁리는 마침내 그의 가슴속에서 소리 없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나무를 심자! 그 외침 속에 그는 자기도 몰래 삶에 대한 자기의 모든 사랑 모든 애수를 부어 넣었다. 자기가 심지 않은 나무를 찍어 쓰듯이 반생도 더 살아 오지 않았는지 갈피없이 더듬으면서 소리없이 거듭 외쳤다. 나무를 심자! 소설가 이윤기 선생이 방송중 읽다.. 2015. 2. 6.
SBS스페셜 ‘적게 벌고 더 잘 사는 법’ 시청 후기 본 글은 지난 2013년 4월 7일 방송된 SBS스페셜 시청 후 나눈 잡담을 정리한 것이다. 잡담 참가자 : 밀양강냉이, 막둥씨 대화 순서 방송을 보고나서 노숙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자급자족을 향한 열망 부록 : 프로그램 기획 의도 방송을 보고 나서 막둥씨 인상 깊은 발화가 몇 가지 있었다. 일단 떠오르는 건 두 가지다. 먼저 방송에서 한 일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술집을 운영하며 농사도 짓기 시작했는데, 농사를 지으면 무슨 상황이 발생해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라 공감했다. 내 손으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불안감이란 게 있다. 지금과 같이 분화된 사회에서는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흙집 짓는 거 배우고 싶었는데...(웃음).. 2015. 2. 5.
성경 말씀을 정말로 믿을 수 있습니까? 인류의 역사만큼 종교의 역사도 오래됐다. 지금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우리가 흔히 아는 몇몇 종교들이 존재하기 전부터 인류는 미지의 자연현상 등에 경외를 느끼며 이를 신성시 해 왔다. 토테미즘이 발전하고 다른 사회의 것들과 결합해 현재 우리가 아는 종교의 모태가 생겨났을 것이다. 이후 종교는 때로 정치권력과 결탁하고 또는 정치권력 그 자체가 되어 생명을 처단하고 타 종교를 억압하기도 하며 사회에 악형향을 끼치기도 했고, 반면 인류의 문명을 전파하고 사람이 좀 더 사람답게 사는 데 기여했으며 인간의 불완전한 심리를 보완하는 역할도 해 왔다. 그래서 전체 인류 역사를 보았을 때 종교의 좋은 점이 더 많았는가 아니면 악영향이 더 컸는가를 평가하라면 쉽사리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어쨋든 분명한 것은 종교도 많은.. 2014. 7. 20.
세월호 참사 속 노란 리본 물결을 보며.. 단상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노란 리본을 올리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피해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의미다. 그러나 카카오톡 주소록이 점점 노란 물결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오히려 씁쓸한 미소가 흘러 나왔다. 사람이 사람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고 희망을 염원하는 모습에 냉소적인 태도는 또 무엇인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근간을 파고드는 물음이다. "우리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무엇을 했던가?" 허공에 질문을 던져본다. 노란 리본을 달기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반적인 산업계 규제 완화의 하나로 선령 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는 동안, 그래서 청해진해운이 18년 된 낡은 선박을 구매하여 무리한 선박 증축을 하는 동안,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대대적인 규제완.. 2014.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