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421

반값 등록금. 포퓰리즘 이라고? 6월 10일. 학생들과 선배세대 그리고 학부모 세대가 촛불을 밝히며 '반값 등록금' 이행을 외치고 있다. 6월 10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 '문화제'가 저녁 7시에 예정 된 가운데 몇 보수단체는 이날 낮 반값 등록금 시위를 비판하며 국가의 제정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을 벗어나라고 외쳤다. 즉, 정치적 이익 문제가 개입되었음을 말하며 대학생들이 이런 선심성 공략을 깨닫고 눈을 떠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웃기는 구석이 있다. 바로 이 반값 등록금 공략은 여권이 지난 대선에서 내세웠던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이 공략을 이용해 놓고는 이제 와서 야권의 정치 포퓰리즘에서 벗어나라고 하는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또 그런 공략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은 또 무슨 국민을 우롱하는 짓인가(물론.. 2011. 6. 11.
포스트모던적 인간 종종 들리는 커뮤니티에서 얼마전 근친혼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는 한 네티즌이 '사촌여동생과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글을 올리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근친혼에 대해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면 근친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생학적으로 볼때 유전질환의 가능성 때문인데 이것이 6촌의 경우는 애매하더라도 7촌 8촌에 이르면 초산인 40대 임신부의 아이에서 발병할 가능성보다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행법에서 8촌까지 혼인을 금지하는 것(민법 809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네티즌은 다시 묻는다. 그런 이유에서라면 성관계를 가지지만 않는다면 사촌간의 사랑도 아무 문제가 없는것 아니냐고. 실제로 많은 네티즌들이 위의 사촌동생과 사.. 2011. 5. 26.
자살을 권유하는 사회 최근 한 스포츠 선수와 여 아나운서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인터넷이 뜨겁다. 여 아나운서가 자살하기 전까지 그녀를 비난하고 또 가십거리로 여기던 네티즌들은 그녀가 죽고나자 애도를 표하며 이번에는 스포츠 선수에게 그 비난의 화살을 맹목적으로 쏘아대고 있다. 이 선수마저 자살해야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맹목적이고 책임전가적인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관 둘 것인가?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기대하기 힘든 것인가? 2011. 5. 26.
설득 하는 사랑, 설득 당하는 사랑 어제 있었던 일이다. 지인들과 저녁으로 고기를 먹는데 테이블 옆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 밖으로 재미있는 풍경이 벌어졌다. 한 커플이 맞은편 건물 앞에서 몇분동안 부둥켜 안고 꼼지락 거리고 있는 것이다. 보아하니 둘다 취한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하필 그 맞은편 건물이 모텔이었다. 수많은 건물 구석 중 하필 저 건물 앞에서라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싶었다. 어쨋든 남자가 여자에게 뭐라 계속 말을 하는 듯했다. 그리고 수 분이 흐른 뒤 갑자기 이 두 남녀가 모텔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오오!" 하고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금새 여자가 뛰다싶이 하며 밖으로 나왔고 남자도 뒤따라 나왔다. 다시 건물 앞. 남자는 계속 뭐라 여자에게 말했지만 결국 이 둘은 골목길로 사라졌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섯은 이 .. 2011. 5. 12.
시골의 밤 시골의 밤이 찾아왔다. 밤부터 비가내린다고 하더니 서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짙푸른 밤하늘과 붉은 가로등빛이 사뭇 대조적이다. 사실 나는 이런 밤이 좋다. 개구리 소리가 창 밖으로 울려퍼진다.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가 다가갈 찰나 울음이 뚝 끊긴다. 내가 다가가고 있는걸 어떻게 아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아직은 지천으로 울려퍼지는 정도는 아닌데 모내기가 끝날 즈음이면 온 사방의 논에서 울어댈 것이다. 저녁 식사와 함께 간단히 반주를 하였더니 이른 밤임에도 눈이 감긴다. 아마 시골의 시차에 적응된 탓이기도 하리라. 하지만 내일이면 다시 서울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때 그리움은 배가 된다. 고향에 있어도 고향이 그립게 된다. 2011. 5. 9.
고추 심기 농사일 4일째. 오늘은 고추와 가지를 심었다. 고추는 모종이 남았는데 가지는 모자라 마련해 놓은 밭에 다 심지 못하고 비워둘 수 밖에 없었다. 심는 간격이 너무 가까웠던듯 하다. 이 두 작물은 팔기 위해 많이 하는게 아니었기에 일은 두세시간만에 끝났다. 덕분에 일찍 일을 끝내고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이제 밤 사이 예보된 비만 내려 주면 된다. 옮겨 심은 작물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일 것이다. 2011. 5. 9.
어린이날과 어른이 바라는 아이 像 집으로 가는 길. 정류장에서 출발을 기다리며 정차되어 있던 시골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뒷자석에는 한 무리의 어린 아이들이 신나게 이야기하며 놀고 있었는데, 그때 밖에서 지나가던 같은 버스회사 기사가 이를 보고 버스에 올랐다. 그는 아이들에게 버스 내에 설치된 카메라가 너네들을 다 찍고 있다고 겁을 주며, '저지레' 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큰소리로 윽박질렀다. 사실 그렇게 심하게 '저지레'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오늘은 어린이날. 나는 다소 슬픈 기분이 들었다. - - - - - - - - - - 돌이켜 보건대 사실 소파 방정환이 추구했던 어린이 상像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아래는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찾은 어린이날에 대한 설명 중 한 단락이다. 3·1운동 이후 .. 2011. 5. 5.
비 오는 날 우산이 없다 높이 3미터는 족히 됨 직한 통유리를 앞에 두고 이것저것 잡무를 했다. 처음 안개가 자욱하던 창 밖 풍경이 이내 밤중처럼 어두워졌다. 그러다 비가 쏟아졌고 번개가 한 두 번 치더니 또 다시 밝아진다. 비는 여전히 내렸다. 멀리 보이는 교회가 안개에 뿌옇다가 어두워짐과 동시에 사라지고 다시 비와 함께 가시의 영역으로 돌아온다. 하루종일 비가 올것이 예견되었음에도 우산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비는 계속 내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한 여인의 우산에 끼어들었다. 비가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이다. 사실 생의 많은 즐거움은 완벽함 속이 아니라 헛점이 있는 가운데서야 찾아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항상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2011. 5. 1.
전자 기기 사용의 딜레마 오늘 카메라를 수리했다. 뷰파인더의 흠집이 너무 심해 도통 수동렌즈를 사용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수리비가 무려 3만 3천원이나 나왔는데 현재 이 카메라의 중고 시세가 20만원 내외인걸 생각하면 엄청 큰 돈이 아닐 수 없었다.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었는데 수리 후 밝아진 뷰파인더를 보니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전자 기기 사용의 딜레마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금방 새로운 기기가 나오는 전자기기의 특성상 때로는 부품 하나의 수리비 보다 새로 사는게 이득이 될 때가 많다. 다른 부분들은 멀쩡함에도 통째로 버려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고장이 나지 않아도 성능의 문제로 새로 구매를 해야 되곤 한다. 생각해 보니 미니카세트플레이어부터 엠피쓰리플레이어 거기에 디지털카메라까지 고장나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집에 산더.. 2011.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