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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21

공포의 집합 시사매거진2580 공포의 집합 캡처사진 ⓒ MBC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공포의 집합이란 제목으로 한 체육단과대의 구타현장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방영되었다. 이른바 '집합'의 이유는 후배들이 인사를 제대로 안한다, 교수님을 선생님으로 불렀다는 등의 것이었다. 영상은 초중고등학교 합쳐 12년이나 교육을 받고 또 대학까지 진학해 공부하는 지성인들의 모습이라고는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이제까지 받은 학교 교육은 과연 이들에게 무엇이었나? 이것은 우리나라의 교육이 '지식'만을 채우고 '지성'은 길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 교과목 사이에도 위계가 엄연히 존재해 마치 국영수 위주의 지식만이 학교교육이 달성해야할 최고의 목표인냥 여기는 풍토도 존재한다. 결국 학생들은 진정 '생각하.. 2011. 4. 24.
봇도랑 치우기 봇도랑은 논에 봇물을 대기 위해 들판을 가로지르는 작은 도랑을 말한다. 모내기를 하기 전 4월의 봄에는 이 봇도랑을 청소해야 한다. 물을 다시 흘려 보내기 위해 겨우내 도랑에 쌓인 흙이나 돌등을 퍼내는 것이다. 아침 일곱시 반. 그날 청소하기로 한 봇도랑을 끼고 있는 논의 주인들은 가구마다 한 명씩 삽을 들고 모였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삽을 들었다. 총 열명 남짓의 인원이었고 성별은 반반이었다. 그런데 충격적인것은 그날 모인 사람 중 나를 제외하고 나면 가장 막내의 나이가 예순셋이었던 것이다. 일을 마치고 할머니들과 나는 맥주를, 아저씨들은 소주를 한 잔씩 마셨다. 집으로 돌아가 엄마께 마을사람들의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았다. 외지에서 이사온 40대 아저씨를 제외하면 막내의 나이가 55살 정도라 했.. 2011. 4. 24.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왜 아무도 No 라고 말하지 않는가? 나를 아는 지인들은 내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과 더불어 무슨 일이든 굉장히 솔직하고 또 직설적이게 이야기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는 나름대로 살아오며 느끼고 터득한 것들이 종합되어 이루어진 성격인데, 특히 몇가지 두려워하며 답답한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많은 상황에서 그러한데, 그 중 하나인 애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를 소개해 본다. - - - - - - - - - - 1974년 7월 어느 일요일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지독하게 무더운 텍사스에서, 제리 하비 교수가 경험한 일이다. 그날은 너무 무더운 날이었다. 텍사스라는 곳은 모래 먼지가 벽을 뚫고 집으로 들어와 사람들을 괴롭히는 곳이다. 가족들은 선풍기 앞에서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 2011. 4. 22.
학위 인플레이션 "유네스코에 의하면, 역대 졸업생 숫자 보다는 앞으로 30년 동안의 졸업생 숫자가 더 많을 거라고 합니다. 그건 지금까지 저희가 얘기했던 모든 것들의 결합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직업과 인구구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 갑자기 학위라는 것이 가치가 없어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제 학창시절에는 학위를 따면 직장을 구할 수 있었어요. 직업이 없었더라면, 원치 않아서 그랬던 것이었죠. 솔직히 저도 그 중의 한 명 이였습니다. (웃음) 요새는 학위를 가진 아이들이 집에 앉아서 오락이나 하고 있지 않나요? 전에는 학사를 필요로 한 직업이 이제는 석사 학위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석사 학위를 요구했던 직업들은 이제 박사 학위를 요구합니다. 학위 인플레.. 2011. 4. 20.
나우루 공화국의 비극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민은 바로 어떻게 먹고 사는가 이다. 절대적 빈곤을 넘어 눈부신 발전을 이룬 현대에 와서도 그 고민은 똑같이 건재한다. 그렇다면 물질적 풍요로움이 전재되어 먹고 사는 걱정에서 해방된다면, 인간은 훨씬더 자유롭게 사고를 할 수 있어 윤택한 정신적 활동을 가능해질까? 아니면 생각하기도 관두고 그저 게으름으로 이어져 멸망으로 치달을까? 극장용 애니메이션 를 보면 하나의 추측이 가능하다. 배경은 미래의 지구. 쓰레기만 넘쳐나는 그곳은 더이상 생명이(말 그대로 풀 한 포기도) 살 수 없게 되고 인간은 그저 그곳을 탈출, 우주를 떠돌며 먹고 자고 노는 일만을 일삼으며 스스로의 몸도 가누지 못하는 비만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이는 더이상 상상속 애니메이션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지구상에서 실제로 .. 2011. 4. 20.
dOB 빈 속에 한 모금 마신 맥주가 금새 취기가 되어 올라온다. 귀에서는 차이코프스키가 울려퍼진다. 반주로 마시기에는 근래 하이트에서 나온 '드라이피니시 d'가 드라이 한 것이 가장 알맞는듯 하다.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MAX'등의 라거는 반주로 마시기에는 너무 달고 맛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 맥주는 효모를 이용해 맥즙 내의 당분을 깨끗이 발효시켜 잔맛이 남지 않는다) - - - - - - - - - - 맥주는 드래프트(Draft), 에일(Ale), 스타우트(Stout), 라거(Lager), 드라이(Dry) 등 제조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드래프트는 흔히 아는 생맥주로 저온에서 발효시킨 후 발효균을 살균하지 않은 채 마시는 맥주를 말한다. 에일 맥주는 ‘상면 발효’ 효모에 의해 실내 온도와 .. 2011. 4. 17.
그래도 섹스할 수 없다고? 첫번째 글에서는 마광수의 에세이를 통해 다소 심도있는 사고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현대 젊은이들의 모순된 생각이나 한계를 꼬집은 것일 뿐 실질적인 또 다른 원인을 고찰하지 못했다. 왜 그들은 자유로울 수 없을까? 사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사람들의 인식과 시선에서 비롯된다. 특히 여성들이 그 피해자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사랑'을 '섹스'의 선행조건으로 생각지 않는 깨어있는 여성들 조차도 스스로의 욕구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없다. 이유인즉 여자들이 성욕구에 솔직하게 행동하면 남자들로부터 이른바 '싼 여자' 혹은 '밝히는 여자' 취급 받으며 손가락질 받기 때문이다. 남성들 본인은 자유롭게 스스로의 욕구에 따라 관계맺으려 하면서도 정작 여성들이 그와 같은 .. 2011. 4. 16.
김유정의 <소낙비>와 매춘의 문제 한 여성의 에 대한 논문을 읽었다. 글에서는 연신 김유정의 에서 극중 인물의 도덕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비난했다. 하지만 과연 춘호와 춘호 아내는 그저 부도덕한 것으로 지탄받아야만 하는 캐릭터인가?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나라에도 각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의 시대적 배경을 참고하자면 이는 노력해도 먹고 살기 힘들었던 우리 시대의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무조건적인 비판은 오히려 그 시대상황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일성 싶다. 물론 그 상황을 전적으로 불가피했던 받아들여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판하는 대상의 본질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먼저 이루어져야 할 고민은 매춘이 왜 부도덕한 것인가에 대한 것일 성 싶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중의 하나가 매춘이라고 하는.. 2011. 4. 14.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대주의자 TV는 원래 보지 않는데 한동안 신문 또한 보지 않았더니 당췌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어 여유가 생긴 오늘 아침 인터넷으로 잠깐 헤드라인을 살폈다. 하지만 이내 눈에 뜬 기사에 그만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용인즉 지난 12일 신라호텔측이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가 한복을 입고 있다는 이유로 호텔 뷔페인 더파크뷰로의 입장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혜순씨는 한복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년간 매일같이 한복을 입어오신 분이다. 13일 오후. 신라호텔측은 공식사과를 통해 "고객께서 음식을 직접 가져다 드셔야하는 뷔페 특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한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는 고객분들께 식당 내 고객들간의 접촉이 많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일일이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며 "이런 조치는 다른 고객이 한복을 착용한 고객의 옷.. 2011.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