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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21

산책 하늘은 흐렸으나 기온은 간만에 풀려 따뜻했다. 오전에 일정을 끝내고 오후에 3시간 정도 여유롭게 산책을 했다. 조금 걷다보니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역시 춥지는 않았다. 서울은 많은 것들이 혼재해 있는 장소인것 같다. 종종 보이는 고즈넉함과 아름다운 것들. 하지만 오늘 재개발지구를 둘러 이어진 서울성곽길을 걸으며 나는 서울을 떠나 살겠노라 생각했다. 성곽의 능선에서 바라본 옹기종기를 넘어서 빼곡한 건물 풍경이, 그래서 내가 '아 서울에는 1000만이 사는구나..'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만든 그것이 나를 자극한 것이다. 다음날 감기몸살에 앓아 누웠다. 2011. 11. 27.
2009년을 떠올리며 아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내가 몇 년전 여행했던 그곳으로 떠난다. 덕분에 찾아온 옛 생각에 사진첩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수많은 사진 중 당시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한 사진에 눈길이 갔다.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한 어느 아침의 풍경이었다. 돌이켜 보니 많은 것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해가 뜨기 전 새벽 같이 찾아갔던 들판의 풍경과 아침의 공기 그리고 내음까지. 한껏 들이마시면 몸도 마음도 맑아지는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함께 했던 사람들, 그들과 누렸던 여유로운 오후녘 그리고 한 모금의 술 이런 것들이다. 정말이지 그립다. 동시에... 다시는 그런 여유가 찾아오지 않을까 두렵다. 사진 / 2009년 6월. 호주 보웬의 한 외곽 농장의 이른 아침. 2011. 10. 21.
배탈이 난 아침 일찍 깨어 쓰는 잡설 마지막 장맛비가 한창이었던 어제 서점에서 나와 걸은 청계천가에서 만난 나리꽃 1. 얼마전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돌고래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돌고래를 그렇게 지척에서 볼 수 있는곳에 국내에 있단는 것을 몰랐기에 엄청 신기했으나 이내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수족관에 갇힌 사진을 보며 민감한 동물인 돌고래를 저렇게 가둬 놓고 관람용으로 혹은 돌고래쇼 용으로 키워도 괜찮은 것인가 하는 반문이 든 것이다. 돌고래쇼에 출연하는 돌고래는 모두 야생의 바다에서 잡혀 길들여진 멸종위기종이라 한다. 지난 14일 해양경찰청이 적발해 알려진 불법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힘) 남방큰돌고래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과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12마리가 공연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수산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허아.. 2011. 7. 17.
젊음이 가야할 길 (20대에 경험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45가지) 프롤로그 | 당신은 완벽하지 않기에 무엇이든 가능하다ㆍ8 Chapter 1 모르는 게 많아 두려운 젊음에게 누구나 한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다ㆍ14 그만두는 것은 죄가 아니다ㆍ17 할 수 있다고 믿으면 가능하다ㆍ23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값지다ㆍ26 여러 번 진로와 방향을 바꿔도 괜찮다ㆍ38 기회는 가까운 곳에 있다ㆍ43 Chapter 2 꿈이 없어 초초한 젊음에게 미래일기와 비전보드를 작성해라ㆍ50 꿈은 꾸는 게 아니라 믿는 것이다ㆍ58 가슴 뛰는 목표를 정하라ㆍ60 좋아하는 일이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ㆍ62 다른 사람의 말에 꿈꾸기를 멈추지 마라ㆍ68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라ㆍ73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원해라ㆍ77 욕심이 아닌 소망을 꿈꿔라ㆍ80 Chapter 3 인생의 정답이 .. 2011. 7. 14.
어느 부자와 어부의 대화 (한가로운 어부 이야기) 호주에서 머무를 적 여유롭게 낚시했던 오후녘 어느 한적한 바닷가에 부자와 어부의 대화이다. 도시에서 온 부자가 해변을 거닐다 자기 배 옆에 드러누워 빈둥빈둥 놀고 있는 어부를 보고 어처구니 없어하며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여보쇼 ! 이 금쪽같은 시간에 왜 고기잡일 안가시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놨습니다. 시간이 날때 더 잔뜩 잡아놓으면 좋찮소 그래서 뭘 하게요 ? 돈을 더 벌어 큰 배 사고, 더 넓은 바다로 가 더 많이 잡고. 그러면 돈을 더 벌어서 그물을 사고..... 그러다 보면 나처럼 부자가 되지 않겠소? 그러고는 뭘 합니까 아, 그렇게 되면 편안하고 한가롭게 삶을 즐길 수 있잖소. 부자의 말에 어부가 대답했다. . . . .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2011. 7. 9.
흐르는 강물처럼 문수 스님은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백양사를 보고 발심해 절에 찾아가 행자 생활을 했다. 출가는 해인사에서 했고 승가대학에서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문무관 생활을 하며 세속과 거리를 두었다. 여동생이 찾아와도 만나주지 않을 정도였다. 그를 보좌한 견월스님도 문무 스님의 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다. 문수 스님은 견월 스님을 만나면 이런 말을 되풀이했다. "스님, 나를 찾는 전화가 오면 나 떠났다 하시고, 누구든지 나를 찾아오면 나 떠났다 하세요. 난 어느 누구도 안 만날 겁니다." 견월스님은 3년 동안 그와 대화를 나눈 시간이 통틀어야 두 시간 정도라고 했다. 그를 만나는 때는 하루 한 번 공양을 할 때다. 대화라야 절 마당에서 잠시 주고받는 한두 마디가 전부다. 나머지 시간은 .. 2011. 7. 2.
가난한 사랑의 노래 가난한 사랑의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매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에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던 내등뒤에 터지던 네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 - - - - - - - - "돈이 없어도.. 2011. 7. 2.
인용인가 권위에의 호소인가 우리는 수 많은 글들을 쓰며 잘 알지도 못하는 유명인의 이론을 끌어다 쓰곤 한다. 대저 이는 인용인가 아니면 단순 권위에의 호소인가. 제대로 이해하고 쓴다면 인용이지만 그렇지 않다면(많은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다) 그저 권위에의 호소일 뿐이다. 게다가 현학적이기만 한 글들 혹은 한줄로 요약될 수 있으나 한페이지를 훌쩍 넘겨 버리는 글들이 난무한다. 일전에 한 책에서 저자가 인문학자들이 그들의 논문에 끌어다 쓴 과학적 이론이나 지식들이 사실은 오류투성이라는 것을 조목조목 밝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많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발표 논문이 실은 오류 투성이였던 것이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당시 꽤나 충격적이었으며 특히 다빈치 이래 인문학과 과학 사이의 골이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통감할 수 있었다. 인문학. .. 2011. 6. 17.
이너뷰 프로젝트 (InnerView Project) 호주 여행의 동반자였던 ㅈㅂ형이 그려준 나의 모습. 2009. 우리 모두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환경을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환경이라 함은 사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주위의 물질세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주위의 사람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물리적 환경과 인적 환경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환경이라는 말이다. 이런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이유로, 이제부터 사람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나는 그들을 직접 만날 것이고 또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형식은 없다. 실패도 없다. 단지 즐거운 담소만이 있을 뿐이다. 구태여 낯간지럽지만 말하자면, 70억 명의 인구가 있다면 70억 개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 이너뷰 프로젝트를 가치있게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모험이자 탐사다. 그리고 발견이다. .. 2011.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