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6 뛰시오? 중고등학생들의 소풍이나 현장답사. 과연 그들은 무엇인가 느끼고 또 배우고 갈까? 아니면 그저 해만 끼치는 것일까? 어릴적 기억을 보충하기 위해 이곳에 재방문한 나로서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싶었다. 천천히 걸어서 절터까지 올라온 나를 맞이했던 이 팻말은 사실 귀여운 축에 속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에는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친것 같은 이들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사적지인 바위에 낙서를 한 한국인 남녀 유학생이 수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떠올랐다. 단순히 벌금이나 처벌의 경중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의식의 문제다. 아는 만큼 느끼고 보인다는 말은 부정할 수 없는 명언이다. 조금만 배경지식이 있었더라면 저 한글을 깨우친 이들의 눈에도 감은사탑이 도화지로 보이지는.. 2012. 4. 14. 아침 안개 연이은 따스한 봄날이 이어지다 어제는 비가내렸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온 마을이 안개속에 잠겼다. 마치 땅에서 피어오르는 것 처럼 보이는 안개는 동시에 바람에 쓸려 저 멀리 들판으로 날라가 버린다. 2012. 4. 14. 밭 마련하기 끝 작물을 옮겨 심을 밭을 다 마련했다. 지난 2일날 시작해 총 6일 정도 걸릴 일이였는데 중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열흘쯤 걸린듯하다. 오히려 덕분에 쉬었기에 덜 피곤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 사진에는 두둑을 만드는 모습을 담았는데 이번엔 비닐을 씌우는 모습이다. 저렇게 비닐이 씌워진 두둑에 구멍을 내어 작물을 심게 될 것이다. 작업중인 밭 너머로 보이는 초록물결은 시멘트길을 중심으로 좌측이 양파 우측은 마늘이다. 지난 7일 작업한 이 때는 생각보다 작업이 길어져 저녁무렵이 다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아버지의 친구인 동네 아저씨가 지나가다 잠깐 일손이 되어 주셨다. 온종일의 피로가 다 쌓여있을 때라 큰 도움이 되었다. 일을 정말 바쁘게 하다보면 카메라를 따로 들고다니며 기록을 할 겨를이 없다. 그럴.. 2012. 4. 12. 폭풍 같은 봄비가 지나고 폭풍 같은 봄비가 내렸던 밤이 지나자 마을에도 고요함이 찾아왔다. 비를 머금은 땅속 생명들의 약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느껴지는듯 했다. 0403 2012. 4. 11. 폭풍전야 밤부터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예상되던 날 저녁. 비를 예견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장악한다. 다음날인 오늘. 봄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비바람이 몰아친다. 마치 여름의 끝에 찾아온 태풍의 그것과 같다. 잠시 그친 비는 오후가 되자 우박이 되어 내리는가 하면 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진기한 4월의 하루다. 날씨도 차다. 아침기온은 10도나 되었는데 오히려 오후로 접어들자 4도까지 떨어진다. 이런 날에는 낮에도 군불을 때줘야 좋겠다 싶어 일찌감치 불을 지핀다. 사람이야 문제 없다 싶은데 하우스 안의 모종은 얼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글을 쓰는 지금도 창 밖으로는 바람소리가 시끄럽다. 2012. 4. 3. 밭 마련하기 지난 주 이틀에 걸쳐 거름을 내어 놓은 밭에 이제 이랑을 타야 한다. 이렇게 이랑을 내는 작업도 보기만큼 쉽지가 않다. 먼저 두둑을 만들 자리를 따라 비료를 뿌려야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밭 양쪽에서 줄을 잡아주고 한 명이 비료를 뿌려야 한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상단 부분에 아직 관리기가 지나가지 않은 밭에 하얀색 줄이 희미하게 보인다. 바로 비료를 뿌린 것이다. 그 다음은 사진과 같이 관리기를 이용해 이랑을 타야 한다. 이때 양 가쪽 부분은 기계가 돌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괭이를 들고 직접 해 줘야 한다. 기계가 없던 옛날에는 인력만으로 두둑을 다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중노동이었을 것 같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두둑에 마지막으로 비닐.. 2012. 4. 3. 거름 내기 3월 말인 며칠 전 모종을 모판인 포터에 옮겨 심었었다. 이제는 이렇게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둘을 밭으로 옮겨심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트렉터로 밭을 가는 일은 예외로 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름을 내는 작업이다. 올해는 거름살포기를 하나 장만했다. 이 기계가 없으면 힘은 힘대로 들고 며칠이나 했어야 될 일을 이틀만에 끝냈다. 경운기에 장착해서 쓰는 이 간단해 보이는 기계도 무려 500만원 가까이나 한다. 그동안 모르고 지나갔는데 관심있게 살펴보니 모든 농기계가 상상 이상으로 비쌌다. 기계화가 되어 예전보다 편하다고는 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감당하기 힘든 기계값과 또 편해지 만큼 더 많은 양의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과연 나아진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요 .. 2012. 4. 3. 모종 옮겨심기 작업 새싹이 돋아난 담배 고추 등을 포터에 옮겨심는 작업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흔히 포터라고 부르는 이 모종판의 정확한 명칭이나 순화한 다른 용어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가르침을 부탁드린다). 닷새쯤 걸리는 일이기에 사실 크게 힘들지는 않으나 지루한 작업이다. 작업은 단순하다. 돋아난 새싹을 흙째로 떠 와서 마찬가지로 흙, 거름, 겨가 섞여 들어있는 포터에 한 포기씩 옮겨심으면 된다. 이렇게 옮겨진 모종은 곧 쑥쑥 크는데 시기가 되면 다시 밭에 옮겨 심는다. 밭에 옮겨 심을 때 사진에 보이는 것에서 한 포기씩 꺼내면 뿌리부분이 저 틀 그대로 사각형 모양을 이루고 흙 째로 나오는데 이렇게 흙과 뿌리가 모두 무사한 채 모양 그대로 온전히 나와야 밭에 옮겨심어도 죽지않고 산다. 어제는 늦게 시작했음에도 150여개 .. 2012. 3. 19. 등겨 태우기 벼의 껍질인 등겨를 태웠다. 비닐 하우스에 뿌려놓은 담배 고추등 싹이 난 것을 밭에 심기 전 포터에 옮겨 심어야 한다. 거기에 쓰일 흙에 넣기 위해 태운 겨가 필요한 것이다. 겨는 안쪽부터 태워야 한다. 먼저 벽돌을 놓고 굴둑을 새운 뒤 겨에 불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등겨를 부어 위이 사진 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안쪽부터 조금씩 타 들어나온다. 아버지께서 아침일찍부터 태우기 시작했는데 해질무렵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무려 열시간 가까이 태운 것이다. 등겨를 태울때는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보고 있어야 한다. 행여 안에서 부터 타 나오던 불길이 밖으로 나오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검게 탔으나 형체는 유지하고 있는 겨로서 나무로 따지면 숯 같은 것인데, 불길이 바깥으로 나와.. 2012. 3. 14.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