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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19

스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스키라는 것을 타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날은 날씨도 쾌청해 한껏 기분이 났다. 3월 임에도 막바지 스키및 보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여튼 덕분에 글루미 하지 않은 글루미 선데이 프로젝트중 하루가 되었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 돌아오는 길. 고속버스에 오르자 이내 빗방울이 하나둘 창문에 묻어나다 흘러내린다. 창밖의 흐려지는 풍경을 보며 봄비인가 하고 생각했다. 동시에 다가올 계절에 대한 부푼 기대감이 가슴속에 피어났다. 겨울을 즐긴것 이상으로 봄을 즐길수 있기를 빌며 책 속으로 빠져든다. J.W. 님의 셀프타이머 사진 2010. 3. 14.
서울에서 맞은 폭설의 날 겨울엔 서울에 있었던 적이 거의 없는 지라 많은 눈이 내린 서울 풍경은 사실상 상상하기가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3월 10일. 밤새 내린 폭설로인해 세상은 온통 하얗게 변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아침무렵 집을 나와 조금 걷다 발길을 돌려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사진기를 챙기기 위해서. 그렇게 한참을 이곳저곳 다니며 살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기나 휴대폰 카메라등으로 이 모습을 간직하며 탄식을 자아내고 있었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한명이었다. 아마 이 아름다운 풍경으로인해 불행한 이는 없으리라. 모두들 한가득 미소짓고 있었다.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 옆에있던 동료는 사실상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어떤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 준다고 했다. 생각컨데 아름다운 것들이 모두 그러하리라. .. 2010. 3. 10.
벽을 칠하다 페인트를 사서 밋밋하던 담장을 칠했다. 엷게 칠된 수성 페인트는 수채색의 느낌을 자아낸다. 거친 질감또한 살아 있다. 2010. 2. 28.
이야기가 함께한 여행 며칠정도 바람을 쐬고 왔다. 한달간 혹은 일여년간의 여유로운 생활의 끝맺음일수도 있고 새로운 시작의 포석일수도 있다. 아니 생각컨데 전자를 위해 갔다가 후자를 얻고 돌아온것 같다. 낮은 두발로 돌아다니며 풍경을 이야기 했고 밤에는 숙소에 둘러 앉아 사람을 이야기 했다. 어느것 하나 버릴 시간이 없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 몇가지를 생각해 본다. 새벽3시까지 꽃피운 이야기들, 한라산에 두고 온 우에노 주리, 올레길 제1코스로 보내야만 했던 여인들 그리고 화엄사의 절밥등을. 2010. 2. 26.
눈밭을 거닐다 꽤나 많은 눈이 왔다. 세상이 하얗게 변했고 나는 이 겨울의 대표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산책길에 나섰다. 어떤 이의 발자국도 없는 새하얀 길에 나의 흔적만이 더해저가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 있었다. 어느덧 아미산의 입구까지 걸어와 버렸고 나는 온 김에 제1부능선까지 올라가 본다. 산에가면 등산객들은 무슨 산악회다 하며 저렇게 표식을 남겨 둔다. 이들은 등산로를 알려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미관상 나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과연 이들 표식들이 땅에 떨어졌을때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되었으면 그나마 나을까 싶지만 과연 하는 생각이 든다. 2010. 2. 13.
일 년 만의 첫 눈 사흘간 내리던 비가 마침내 눈으로 바뀌어 다시 이틀동안 더 내렸다. 아니 지금도 내리고 있다. 사실 어제 봤던 눈이 나에게는 첫 눈이었다. 지난 겨울 이후로 1년만에 보는 첫 눈인 것이다. 눈은 많이 내렸고 나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길 기대했지만 그동안 내린 비로 인해 금새 녹아 나의 바람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 비닐하우스 내에 미나리가 자라고 있었다. 곧 식탁에 오르길 기대해 본다. 2010. 2. 12.
사흘 동안 비가 내렸다 사흘동안 비가 내렸다. 덕분에 겨울임에도 포근한 기온이 계속되고 있다. 위 두 문장의 조합은 내게 사흘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오랫만에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온다. 사방을 둘러싼 산에는 안개가 겹겹이었고 대부분의 앙상한 나무가지에는 물방울 열매가 고여 있었다. 따뜻했던 기온에 땅은 녹아 비를 한껏 받아들이고 있었고 바람도 없어 오직 부슬비 소리만이 적막한 대지를 감돌 뿐이다. 이대로 봄이 왔으면 좋겠다. 2010. 2. 10.
실내정원 한국으로 왔다. 겨울이다. 세상은 색을 잃고 어찌보면 밋밋하기 그지 없다. 날씨도 춥고 적응이 되질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방안에서 키우는 화분들이다. 20100206 2010. 2. 9.
여행의 끝자락 끝자락이다. 여독탓인지 모든 것이 피곤하기만 하다. 그저 집안에서 어쩌면 허송세월을 보낼 뿐이다. 할 일이 없다보니 청소에도 재미를 느끼고 세탁기를 두고 손빨래도 해 본다. 나름 재미가 있다. 또 하나 나의 벗이 되는 일은 식물을 기르는 일이다. 뒷마당에는 배추와 상추류등을 심어 놓았고 작은 화분에는 꽃을 심어 놓았다. 근 2주동안 비가 와 풀죽어 있는게 안쓰러웠는데 오랜만에 해가 모습을 드리운다. 나는 창가햇살이 떨어지는 바닥으로 꽃을 옮겨 준다. 20100110 2010.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