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저장/농사

장 담은 날

by 막둥씨 2012. 2. 21.

며칠전부터 장을 담기 위해 수도를 녹여 보았다. 장 담그는 소금물을 위해서도 필요했고, 큰 장독을 씻으려면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우내 언 수도는 뜨거운 물을 부어 보아도 녹지 않았다.

며칠 뒤인 오늘. 다시 한 번 해 보았지만 수도는 녹지 않았고, 결국 부억에서 물을 퍼 날라 장을 담았다. 생각보다 필요한 물이 적어 몇번 오가지 않아도 됐다. 얼마전 비닐 하우스에 씨 뿌린 뒤 줄 물을 냇가에서 퍼 오는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올해는 콩농사를 짓지 않아 이왕 콩을 사서 메주는 쑤느니 사 먹는게 낫겠다 싶어 돈을 주고 메주를 샀다. 마침 아는 사람 중 마을 공동으로 메주를 만들어 파는 집이 있어 그곳에서 쉽게 살 수 있었다.

장을 담그는 소금물은 이렇게 계란이 동전 하나 만큼 물에 뜰 정도의 염도로 만들면 된다고 한다. 큰 플라스틱 통에 소금물을 만들어 놓았다가 체를 받쳐 장독에 다시 부었다. 원래 굵은 소금을 써 왔는데 소금물을 만들기 어렵다 하여 고운 소금을 마트에서 사 왔다. 편의 면에서는 좋지만 찾아보니 장맛은 더 낫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장독은 원래 장이 담겨져 있던 장독을 사용했다. 그래서 있던 장을 다 퍼내고 바로 씻어 그자리에서 담았다. 장독은 김치를 담는 등의 다른 용로도 쓰지 말고 계속 하나의 독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장을 담그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이제 여기에 고추와 숯등을 넣으면 끝이 난다. 숯은 미리 만들어 놓은게 없어 이렇게 장을 담가 놓은 뒤 군불을 지펴놓은 부석에서 시뻘건 숯을 몇개 빼 왔다. 바로 넣은 것이 아니라 한 번 식힌 다음 다시 불을 지폈다가 넣는다고 한다.

장맛이 그 집안의 인심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사실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장맛을 보고 또 물어본 결과,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집 장맛을 제일 맛있어 하는것 같았다. 아무래도 어릴 때 부터 먹어온 익숙한 맛이기 때문이리라.

'저장 >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싹이 돋다  (0) 2012.02.27
따사로운 햇살의 겨울 오후  (0) 2012.02.27
짚을 써는 작두  (0) 2012.02.21
집 앞 과수밭  (2) 2012.02.15
준비해야 할 시간  (0) 2012.02.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