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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고구마 밭 지난 5월 10일 고구마를 집 앞에다 심었었다. 고구마는 씨를 뿌린다거나 모종을 사서 심는게 아니라, 장에 가면 모종을 판매하는 집에서 고구마 줄기도 함께 파는데 그 줄기를 사서 그대로 밭에 꽂아 심는다. 사진 처럼 넣은 다음 흙을 부어 주고 물을 주면 알아서 성장하는 것이다. 며칠만에 가 보니 몇 포기는 죽어 있었다. 그래서 자라난 살아있는 포기의 줄기를 떼어내어 빈 곳에 다시 심었다. 어차피 줄기를 심으면 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전에 말 한 적이 있듯 이 고구마 줄기를 노루놈들이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최대한 집 가까이 심어 놓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가 보니 이곳에 동물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분명 노루놈일 것 같은데 발자국이 꽤 컸다. 집 바로 앞 인데다가 중간에 시내도 있고 봇도랑도 있고 나무도.. 2012. 6. 9.
콩을 심다 모종판에서 키우던 까만콩을 담배밭 한 구석의 남은 공간에 옮겨심었다. 그제 심었는데 물을 적게줘서인지 몇 피가 시들하길래 물을 길어와 좀 더 준 것이다. 그런데 길을 지나던 동네분들이 보고서는 더무 달게(촘촘히) 심었다고 하신다. 간격이 두 배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년간 농삿일을 지어오신 어머니도 모든 것을 다 아시는 것은 아닌가보다. 밭을 오가는 농부들은 자신들은 논밭만 보는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살피기 때문이 서로 조언을 해 주거나 혹은 문제가 생겼을때 알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가르치기도 하면서 새로운 작물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어린시절 나는 콩을 싫어했다. 콩밥, 두유, 콩나물(대가리), 두부 등 콩과 관련된 음식 전반이 싫었던 듯하다. 지금은 가공된 콩인 두부나 두유는.. 2012. 6. 6.
담배 날씨가 좋아 하루가 다르게 큰다. 특히 비가 한 번 온다거나 웅덩이 물을 퍼올려 주는 날이면 더욱더 부쩍 큰다. 이제 이번 달 후반으로 넘어가면 잎을 수확하기 시작할 것이다. 돌이켜 보니 담배는 심을 때 부터 포스팅이 멈춰있었던듯하다. 그 동안 작업이 많았다. 먼저 밭에다 옮겨 심었고 그 다음 흙을 떠 부어 주었으며 물에탄 비료도 두어번 주었고 본 잎 옆으로 올라오는 순도 따 주었다. 봄이 막 시작될 무렵에는 오히려 일이 계속있지 않아 포스팅을 많이 했는데, 이래저래 다른 일도 바쁘고 본 일도 많아지다 보니 카메라를 들고다닐 여유도 또 기록을 남기더라도 그것을 포스팅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피곤한 날은 그저 쉬다 자기 바쁘다. 특히 막걸리라도 한 잔 걸쳤다면 말이다. 지난 5월 5일 담배가 쓰러지지 않.. 2012. 6. 6.
6월 1일 한낮엔 꽤 더우나 아직 반팔을 입진 않는다. 팔이 타기 때문도 있지만 아직 그만큼 덥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6월 1일. 새로운 한 달의 시작에 부쳐 오늘부터 여름 카테고리에 글을 쓰기로 한다. 앞서 말했듯 갑작스런 더위가 온 것은 아니나 이제 모내기도 끝났고 봄철 일이라고 할 만한 것은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마늘이나 양파의 경우 이달 중순이 넘어서면 벌써 수확을 한다. 담배도 그때부터 잎을 따기 시작해 8월초 까지 수확이 이어질 것이다. 오늘 담배에 비료를 치고 있는데 - 농약을 치듯 물에 타서 치는 비료 - 노루 한 마리가 밭으로 내려오다 말고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줄행랑을 친다. 밤도 아니고 벌건 대낮에 그것도 사람도 셋이나 있고 경운기 소리도 시끄러웠는데 밭으로의 진입을 시도한 것이다.. 2012. 6. 1.
청개구리 청개구리가 겨울에 때기위해 쌓아 둔 장작더미 사이에 올라가 있다. 줌이 없는 휴대폰 카메라라 10cm 가량 코앞에서 촬영을 하는데도 이놈 꿈쩍도 안한다. 2012. 5. 31.
모내기 지난 주 부터 이곳은 모내기철이다. 사실 딱히 '철'이라고 명명하기도 멋쩍은 것이 곡창지대도 아닌 작은 산골마을에서는 절대적인 토지 면적이 넓지도 않을 뿐 더러 논농사를 짓는 집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마저도 이앙기를 이용해 심기 때문에 놉(품삯을 주고 쓰는 일꾼)을 쓰지 않고서도 하루만에 다 끝나는 것이다. 어쨋든 이곳은 이제야 모내기를 하는데 강원도나 경기도 등 중부지방은 이곳보다 2주 정도 빨리 모내기를 했다. 중부지방은 남부지방보다 춥고 봄이 늦게 올 터인데 모내기는 더 빠르다니.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모님께 여쭈어보았더니 간단명료하게 대답해 주셨다. 그건 겨울이 일찍 오기 때문이라고. 말인즉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벼는 생육기간이 150~180일 정도다... 2012. 5. 29.
눈부신 오후의 들판을 달리며 국가의 부름이 있어 이웃 읍내로 나갔다가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 달리는 차창 안으로 늦은 오후녘의 느긋한 햇살에 운전대를 잡은 두 손까지 빛으로 물든다. 밖을 내다 보니 넓은 초록들판도 눈부시게 빛났다. 아름다운 날씨다. 초등학교로 바뀌기 전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아침버스가 없어 늘 3킬로 남짓한 거리를 걸어서 등교했다. 하교길도 2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있는 버스를 놓치거나, 버스비로 쓸 돈으로 군것질을 하고 나면 으레 걸어서 와야 했다. 3킬로의 시골길은 어른 걸음으로는 30분이면 충분하지만 고작 초등학교 1, 2 학년인 어린이의 걸음으로는 한시간 남짓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부지런히 걷는 법도 없으니 말이다. 어쨋든 그렇게 걸어오는 길은 힘들고 지루한 길이다. 하지만 집까지 온전히 걸오는 일 또한 .. 2012. 5. 18.
토마토 오늘은 5일과 10일에 열리는 집 근처 오일장에 다녀왔다. 오일장은 대형마트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거나 간혹 시장에 가더라도 매일 장이 열리는 도시권에 사는 사람들에겐 생소할지도 모른다. 반면 시골에서 살거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중장년층들에겐 그리운 단어일것이다. 요즘은 오일장도 시골의 급격한 인구감소로 예전만 못하다. 말 그대로 5일만에 열리는 장이지만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장날엔 물건파는 상인들로 꽉 찼던 시장터도 이제는 반이나 휑하니 남아있다. 그래도 오늘 방문했던 장은 조금 성황을 이루었다. 한창 봄철인 요즘 밭에 심을 각종 모종을 사러 또 팔러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갔던 집 근처 오일장도 상인들의 절반이 모종판매상이었다. 우리는 고구마줄기 - .. 2012. 5. 10.
우박 사실 오늘은 단비만 내린 것이 아니었다. 쏟아지던 비는 한 때 작은 구슬만한 우박을 동반했다. 우두둑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를 보며 나는 자연의 경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울이 아닌 계절의 얼음이란 냉장고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어느덧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박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양이 많아 구석진 곳에는 쌓이기 까지 하는 우박을 보며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작물이 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방 녹기에 냉해는 아니지만 작물의 대가 부러진다던가 잎에 구멍이 나면 성장에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날 비가 그치고 농부들은 밭을 둘러 본다. 이장님이 동네 방송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있는지 신고하라고 하신다. 다행이 우리 동네에는 걱정할 만큼의 .. 2012.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