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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79

따사로운 햇살의 겨울 오후 지난 며칠 간 오전엔 흐렸다 오후에 다시 개는 날씨가 반복됐었다. 흐린 뒤에 비치는 겨울의 햇살은 더욱 따사로왔다. 나른해 졌던 며칠 전의 오후 녘. 2012. 2. 27.
장 담은 날 며칠전부터 장을 담기 위해 수도를 녹여 보았다. 장 담그는 소금물을 위해서도 필요했고, 큰 장독을 씻으려면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우내 언 수도는 뜨거운 물을 부어 보아도 녹지 않았다. 며칠 뒤인 오늘. 다시 한 번 해 보았지만 수도는 녹지 않았고, 결국 부억에서 물을 퍼 날라 장을 담았다. 생각보다 필요한 물이 적어 몇번 오가지 않아도 됐다. 얼마전 비닐 하우스에 씨 뿌린 뒤 줄 물을 냇가에서 퍼 오는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올해는 콩농사를 짓지 않아 이왕 콩을 사서 메주는 쑤느니 사 먹는게 낫겠다 싶어 돈을 주고 메주를 샀다. 마침 아는 사람 중 마을 공동으로 메주를 만들어 파는 집이 있어 그곳에서 쉽게 살 수 있었다. 장을 담그는 소금물은 이렇게 계란이 동전 하나 .. 2012. 2. 21.
짚을 써는 작두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의 비닐 하우스 안. 일전에 뿌려놓은 씨가 일정정도 자라면 포터로 옮겨심는 작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포터를 놓아둘 자리 아래에 작두로 짚을 썰어 채워넣는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모종에 물을 줄때 짚이 함께 젖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종이 따뜻하게 자랄 수 있다. 2012. 2. 21.
집 앞 과수밭 동네 물놀이터로 가는 길목에 있어 어릴적 우리들의 서리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사과나무밭이 며칠전 사라졌다. 과수원을 운영해도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려 나가 사라진 과수밭이 동네에도 이미 몇 있다. 한창 물놀이를 할 여름에는 아직 초록빛의 풋사과만이 달려있다. 나를 포함한 동네 아이들은 그런 풋사과를 물놀이 가는 길에 따서 물놀이 하는 내내 물에 띄워 놓아 차갑게 만들었다가 지쳐 배고파질 무렵 먹곤 했다. 여름방학 가정통신문에 풋과일 먹지말기가 늘 순위에 올라 있었지만 그 맛을 우리는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오래전 부터 동네 아이들이 사라져 사과 서리에 대해 호통 칠 일도 없음에도 주인은 더 이상 사과밭을 유지할 수 없다. 2012. 2. 15.
준비해야 할 시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눈이 내린다. 이번엔 얼음 같은 눈이다. 왼쪽 하단에 보이는 비닐하우스에 고추나 담배 씨를 뿌려야 할 시기인데 며칠 날이 계속 흐려 아직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날리던 눈발이 점심무렵 뚝 그치더니 이내 푸른 하늘을 보였다. 덕분에 씨를 뿌렸다. 모종이 꽤 클때까지는 당분간 하우스에서 키우게 된다. 그리고는 밭에 옮겨심기를 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하루도 집을 비울 수 없다. 물을 줘야 하고 밤이면 보온덮개를 덮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을 줘야하는데 겨우내 얼었던 수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어쩔수 없이 냇가까지 가서 물을 퍼 날라야 한다.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장도 담그지 못하고 있다. 사람도 아기들은 더욱 조심스레 대하듯 이제 막 씨를 뿌려 싹이 올라오는 모종들도 그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2012. 2. 14.
집 생활 1주일 차 사실 그 전에도 방학 때나 휴학했을 적에 한 두달 씩 집에 머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서울에 적을 둔 것이 아니기에 내게 있어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집으로 내려온 지 만 1주일 째. 잉여킹이 된 것 같다. 매서운 겨울 추위에 바깥 나들이는 고사하고 마당 앞에도 나갈 일이 거의 없다. 그 대신 하루종일 방 안에 앉아 영화를 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할 뿐이다. 현대인은 일 할 때도 컴퓨터 놀 때도 컴퓨터 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어릴 적 그래도 이 동네에는 예닐곱 명의 같이 노는 또래 아이들이 있었다. 여름이면 매일 같이 물놀이를 했고 겨울이면 얼음을 지치거나 눈썰매를 탔다.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기도 했으며 산에 들어갔다가 옻독이 오르기도 했다. 당시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집은 부잣집이었다. .. 2012. 2. 7.
한 겨울 며칠전 내린 눈이 추운 날씨에 얼어붙어 며칠째 녹지 않고 있다. 덕분에 세상은 온통 눈밭이다. 어릴적 이런 날에는 동네 친구들과 앞산 뒷산 뛰어 다니며 비료포대를 이용한 썰매타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가장 타기 좋은 곳은 잔디가 깔려 있고 적당한 비탈이 형성되어 있는 무덤가였다. 보통은 고인에 대한 예우(?)를 차려 봉분 자체에 올라가진 않았지만 한참 놀다 보면 올라 가기도 했다. 그래서 동네 어른들에게 종종 혼났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고인이 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어여삐 봐주셨을 것같다. 아마 시골에 아이들이 없어 그런 풍경도 사라진 지금은 그때를 그리워 하실지도 모른다. 2012. 2. 6.
고구마 수확 화창하면서도 선선한 날씨에 크게 어렵지도 아니하고 캐는 족족 주렁주렁 달려오는 고구마덕분에 농삿일중 가장 재미나다. 2010. 9. 24.
수확한 마늘 수확한 마늘은 이렇게 천장에 매달아 말린다 2010.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