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6 [전국일주 5일차] ④ 예천 회룡포 이번 여행에선 한 가지 미리 정해 놓은 것이 있었다. 바로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와 지방도만 달리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아무래도 고속도로는 풍경을 감상하기도 힘들고, 달리던 중 생각이 바뀌어도 노선을 변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과정은 그저 고통이며 결과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도는 길 위를 달리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느릴수록 좋다. 적성산성에서 내려와 예천 회룡포전망대로 네비를 설정했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다보니 우리는 어느덧 단양IC에 와 있었다. 네비의 길찾기모드가 추천으로 되어있어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노선이 채택된 것이다. 급하게 모드를 무료로 바꾸었다. 다행이 가던길을 그대로 가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처음 .. 2012. 8. 7. [전국일주 5일차] ③ 단양 적성비와 적성산성 단양군 단성면 하방리의 성재산에 위치한 국보 제198호 단양적성비는 찾아가는 길이 힘겨웠다. 마을과 적성비 사이에 중앙고속도로와 단양휴게소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어 가는 길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길도 좁고 매우 가팔라 마주오는 차를 만나면 낭패가 될 것 같았다. 다행이 우리가 오르내리는 동안에는 오가는 차는 없었다. 그래도 나름 주차를 위한 공터도 만들어 놓았다. 차를 대는 곳은 고속도로 단양휴게소 바로 옆이었고 그 사이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 적성비를 찾은 사람들의 것이 아닌 자동차가 몇몇 보였다. 휴게소 관계자가 분명했다. 어쨋든 우리는 차에서 내려 적성비를 향해 산길을 올랐다. 여행이 끝나고 돌이켜 보니 우리는 수많은 역사유적들을 답사함으로서 국사 교과서에만 보고 상상했던 모습과 실제 모습과의 .. 2012. 8. 7. [전국일주 5일차] ② 진주터널과 이끼길 단양의 이끼길은 우연히 검색 통해 알게되었다. 하지만 단양관광지도에 표시된 것은 너무 대략적인 것이었고, 네비나 인터넷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아 찾아가는데 몇 번을 헤매었다. 그리고 인생의 방황이 대개 그렇듯 처음 갔던 길이 맞는 길이었다. 이끼길로 가는 길에 진주터널을 지나게 된다. 그런데 이 터널이 조금 남다른 것이 국내 몇 안되는 신호등 터널인 것이다. 예전에 철로였던 터널에 포장을 해 자동차길로 이용하는 곳으로 차량 두대가 지나갈 수 없어 터널 양쪽에 신호등이 달려 있다. 양방향 일반통행인 셈이다. 알고 간 것이었지만 적잖이 당황했다.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바로 감이 오질 않았던 것이다. 현수막에 큰 글씨로 검지선을 밟고 기다리라고 적혀는 있지만 무엇이 검지선인지는 몰랐다. 다행이 천천히 앞으.. 2012. 8. 7. [전국일주 5일차] ① 단양8경 중 2경 아침에 눈을 뜨니 안개가 자욱했고 이슬이 많이 내려 있었다. 여름 아침 안개를 만나면 그 날 하루는 날씨가 좋다는 말이 있다. 하늘은 흐린 것 같았지만 내심 맑은 날을 기대했다. 아침은 3분요리로 간단하게 해 먹었다. 카레와 짜장을 사 놓았는데 둘 다 카레를 더 좋아했다. 여기에 고추참치를 하나 뜯어 먹는것이 우리의 정형화된 메뉴인데 약 3000원 어치의 식사인 셈이었다. 이렇게만 먹으면 경비가 극도로 절감되겠지만 하루 세끼 다 이렇게 먹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점심은 대부분 사먹을 수 밖에 없을듯 했다. 짐을 정리하고 길을 나섰다. 단양으로 가기로 하긴 했는데 대체 네비에 어디를 입력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단양 하면 단양8경이 유명한데 검색해 보니 대부분 무슨 봉 내지는 무슨 암이어서, 잘못 설.. 2012. 8. 6. [전국일주 4일차] ③ 영월 한반도 지형과 별 헤는 밤 영월 한반도 지형. 차라리 풍광이 멋지다고 했으면 모를까, 단지 한반도와 비슷한 모양인 것 때문에 분에 넘치게 유명해진것 같아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대산을 출발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는길에 영월을 지나게 되었고 푸딩과 나는 고민끝에 한반도 지형으로 향했다. 마침 근처인데 그냥 지나가기는 섭섭한 탓도 있었고, 또한 단순 이동을 너무 많이 하는것 같게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네비를 따라가는데 길이 무척이나 험했다. 산을 하나 넘는데 비포장길이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발파지역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갈라지는 길 마다 서 있었다. 다른 차량도 산을 넘는 동안 단 한 대만을 만났을 뿐이다. 주말치고는 사람이 별로 없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었다. 산을 넘자 웬걸 포장도로가 떡하니.. 2012. 8. 6. [전국일주 4일차] ② 오대산사고(史庫) 사고로 오르는 길은 험난했다. 오대산 사고는 월정사에서 4km 정도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월정사를 지나자 길이 비포장으로 바뀐데다가 사고로 오르기 위해선 다시 좁은 산길을 좌해전 해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초행길이었던 나는 입구에 서서 차를 타고 가야할지 아니면 걸어가야할지 잠시 고민했다. 도무지 경차가 올라갈 만한 길은 아닌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울퉁불퉁 비포장 산길인것은 둘째치더라도 맞은편에서 차가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걱정이었다. 회차지점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또한. 다행이 회차할 공간도 있었고 맞은편에서 오는 차를 마주치지도 않았다. 어쩌면 괜한 걱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월정사와 전나무 숲길만을 볼 뿐 이곳 사고까지는 오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 한참을 머무르는 동.. 2012. 8. 6. [전국일주 4일차] ① 평창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어제 온종일 아우라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날씨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어제밤부터 갠다는 예보에 오늘은 당연히 맑은 날을 기대했으나 일어나 보니 잔뜩 흐렸다. 텐트 밖으로 나가 보니 심지어 이슬비가 내리기까지 했다. 텐트를 접고 - 씌워 놓은 비닐 덕분에 다행이 텐트 자체는 많이 젖지 않아 가능했다 - 오대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슬비에 급하게 출발하느라 아침을 먹지 못했더니 오대산을 얼마 앞두고 배가 고팠다. 사먹자니 돈을 아끼고 싶었고 해먹자니 이미 출발한 마당에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진부면 쌀면리 길가에서 테이블을 발견했다. 행정명은 송정2리인 이 마을은 옛날에 쌀이 많이 생산되어 쌀면리로 불린다고 한다. 정선에서 출발할 때 혹시나 싶어 물통에 물을 조금 받아온 덕분에, 우리는 수도가 없는 곳.. 2012. 8. 6. [전국일주 3일차] ② 정선 아우라지와 아리랑(下) 비가 계속 내린 탓에 아우라지에서 고스란히 하루를 더 보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텐트 안에서만 시간을 보낼 순 없어 마트도 들러볼 겸 아우라지가 있는 여량면 여량리를 산책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공원을 빠져나가려면 먼저 철길을 건너야 했다. 그런데 이 철길 건널목은 좀 색다르다. 관리자가 직접 나와 조작을 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이다. 동네로 나가려는데 때마침 빨간불이 들어오며 바리케이트가 내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기차대신 지나간 것은 바로 긴 레일바이크(철로자전거) 행렬이었다. 요즘은 정선을 비롯해 삼척, 문경등 많은 지자체들이 이 철로자전거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대부분 과거엔 석탄을 나르를 주요한 이동로였겠지만 이제는 폐광으로 인해 더 이상 기차.. 2012. 8. 3. [전국일주 3일차] ① 정선 아우라지에서의 하루 지난 밤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다가 새벽 1시에 깼다. 천둥번개와 함께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텐트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다시 잠이 들 수 없을 지경이었다. 걱정이 되어 텐트를 나와 한 번 더 점검을 했다. 텐트 위에 씌워놓은 비닐에 몇몇군데 물이 고여 있었다. 돌을 아래에 괴어 사선처리를 해 물이 흐르도록 만들었다. 텐트를 한 바퀴 도는데 갑자기 후드득 소리와 함께 검은 물체가 평상 아래에서 튀어나왔다. 너무 놀라 소리도 못질렀다. 후레쉬를 비추어 보니 고양이 한 마리였다. 밤 사이 고양이 울음이 아련하게 들리는 꿈을 꿨다 싶었는데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마 비를 피해 정자의 평상 아래로 숨어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녀석이 도망을 가지 않고 3미터쯤 앞에서 나를 원망스런 눈빛.. 2012. 8. 2.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