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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UFO, 나는 유에프오를 볼 수 있을까? 시작은 최근의 한 기사에서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평구 박사 연구팀이 2007년부터 2년간 45차례에 걸쳐 대전에서 채취한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 대기먼지)를 분석해 중금속 원소들의 화학적 함량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평구 박사? 평구....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 아, 어디서 들었더라? 곧 나는 어렵지 않게 영화 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극 중 박상현(배우 김범수)은 여주인공인 최경우(고 이은주)가 이름을 묻자 머뭇거리다 주위의 ‘은평구’라는 글귀를 보고 자신의 이름을 평구라 말한다. 박평구. 여주인공 최경우는 이름이 부끄러워서 그랬냐고 괜찮다고 다독인다. 이 영화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여성과 연애에는 숙맥인 버스 운전기사 청년이 마음을 열고 .. 2014. 2. 26.
시계 선물 이른바 손석희 시계라 불리는 카시오 시계를 선물 받았다. 고급스런 은색 메탈바디에 방수기능, 스톱워치, 알람 그리고 전자식 백라이트까지 겸비한 첨단 디지털 시계! 시계 브랜드로 유명한 카시오의 야심작!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자랑스레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모두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거 우리 (할)아버지가 쓰시던 것 같은데……” 아! 이것은 스테디셀러의 방증이리라? (고마워요. 잘 쓰겠습니다. 이제 시계에 어울리는 옷을 사 주세요.) 2014. 2. 16.
아이 간식 책임지는 엄마들이 떴다! “엄마, 집에 밥 있어? 밥 먹고 가야돼?” 해가 일찍 저문 어느 겨울날 저녁,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 있는 한 카페로 중학생 남자아이가 들어온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집에 밥이 없었는지 아니면 엄마가 바쁜 탓인지 아이는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다. 돈은 내지 않았다. 대신 점원이 내민 장부에 무언가를 끄적인다. 외상이라도 하는 걸까? 게다가 대개 부모란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집밥을 먹길 원하는데 전화기 너머 어머니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색적인 풍경의 이곳, 마을기업으로 설립된 친환경 간식 카페 ‘바오밥나무’다. 엄마의 마음에서 탄생 바오밥나무는 아이들에게 조미료와 첨가물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엄마들이 직접 만든 카페다. 음료도 팔지만 무엇보다 .. 2014. 2. 5.
자동차가 길을 지배한다! 길 위의 민주주의 몇 년 전 어느 외국에서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차가 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려 했다. 그런데 가까이 달려오던 자동차가 먼저 멈춰서는 게 아닌가?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에 뛰다시피 길을 건넜다. 차가 사람을 기다려 주다니! 감히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간 언제나 ‘차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다. 이후 귀국을 하자 나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음을 깨닫게 되었다. 길을 못 찾거나 방향을 분간 못 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길을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 길 자체를 잃었을 때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 길을 지배하는 자동차 “차 조심해야지!” 부모라면 누구나 길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다.. 2014. 2. 4.
신비의 소나무에서 불운을 기다리며 우리 동네 근처에는 ‘신비의 소나무’가 있다. 물론 나무 자체도 바위 돌을 움켜쥐며 뿌리를 내린 모양세가 자못 신비함을 자아내지만, 이 나무가 유명해 진 데에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예전 인근 마을의 어느 집 어머니가 자식들이 잘 되길 바라며 날마다 이 나무에 기도를 드렸는데, 신기하게 자식들이 모두 하나같이 판검사 등이 되거나 어려운 고시를 패스했다는 전설 아닌 사실이 그것이다. 그 후 이 소나무는 소원을 들어주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알려지며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설 연휴 내내 집안에만 있던 터라 연휴 셋째 날 바람도 쐴 겸 드라이브를 했다. 어차피 동네길이라 나는 잘 때 입는 편안한 옷에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이곳저곳 가보다가 신비의 소나무까지 당도했다. 개인 적으로는 두 번째 방문이었다. .. 2014. 2. 2.
서른일까? 친구들이 서른이 되었다. 나는 아직 아니다. 1 ,2월에 태어난 사람은 나이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 굳이 몇살이냐 묻는다면 나는, 29.5세랄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건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닐 것이다. 스무 살이 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의 반열에 올라서고, 마흔이 되면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며, 오십이 되면 이제 나도 늙었구나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서른도 어렸을 적바라보았을 때는 꽤나 의미 있는 나이였다. 그런데 막상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정말 보잘것 없다. 옛날처럼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는 적령기가 아니기 때문이라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뉴스에서도 종종 떠들듯 대학생활이 길어지고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청년들이 독립을 빨리 .. 2014. 1. 19.
[전국일주 15일차] ① 강진, 푸른 것을 만나다1 15일차 이동경로 강진 석문공원 -> 청자박물관 -> 보성 차밭(대한다원) -> 강골마을 -> 벌교 오랜 기간 떠나는 여행이 매일매일 특별할 리가 없다. 잊을 수 없는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각종 해프닝으로 추억에 남는 날이 있다면, 그저 하루 종일 무얼 해도 고만고만해서 기억도 잘 나질 않고, 기억이 난다 해도 특별히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 없는 날도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닌가 싶다. 물론 많은 지역 다양한 동네에 들렀고 많은 것들을 보았다. 하지만 깊이 있게 다가온 것은 그다지 없었다. 오해 마시라. 방문했던 장소들이 매력이 없었던 것이 절대 아니다. 그냥 계절, 시각, 날씨, 배경지식, 피로도 등이 뒤섞여 나에게만은 훌륭한 여행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뿐이다. 아아! 이날은 개인적인 카테고리 분류상 .. 2014. 1. 12.
일기장이 없다 블로그로 옮겨오기 전부터 치자면 7년 가까이 쓰던 잡설(혹은 쓰레기통) 코너인데, 문득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하소연할 곳이 없음을 깨달았다. 아니다. 생각해 보니 이전부터 깨닫고는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소화하기 힘든 개인적인 배설물들을 처리하기 위해 몇 개인가의 블로그를 새로 개설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관리상의 어려움만 깨닫고 다시 지금의 블로그로 돌아오곤 했다. 왜 쓰지 못했을까? 사적인 블로그임에도 사적이게 느껴지지 않은 탓이 컸다. 그래서야 이도저도 아니지 않는가? 이제 사적으로도 좀 써봐야지!! 새해라는 건 이게 좋다. 무언가를 공식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주위에서도 응원해주고 말이다. 어쨋든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그래서 나를 소개하는 페이지를 만들어 넣.. 2014. 1. 11.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 집을 묻다 일전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아파트를 샀단다. 배가 아프다.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닌 게 ‘억’ 소리가 몇 번이나 난다. 자세히 보니 녀석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열심히 일해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단다. 다큐영화 하나가 오버랩 된다. 2013년 10월 EBS국제다큐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작은 집에 산다는 것』. 영화 속 청년은 큰 집을 샀던 부모님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그는 묻는다. “잘 들어오지도 않는 집을 왜 삽니까?” 불행이 되어버린 집 우리는 늘 더 넓은 집을 꿈꿔왔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2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주거면적은 78.1제곱미터로 6년 전인 2006년 67.3제곱미터보다 10.8제곱미터(3.2평)가량 넓어진 .. 2013. 12. 29.